내년 예산, 올해보다 더 확장적 기조로 운영될 것
연 2.4% 성장률 목표 달성하기 어렵다...“일본의 수출 우대조치 중단 영향 커”
적자국채 발행 규모 올해보다 더 늘어날 것...GDP 대비 국가채무 수준은 올 37.2%에서 내년 39% 후반대 수준 전망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출입기자단에게 내년 예산안, 지소미아 파기 등 경제 현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출입기자단에게 내년 예산안, 지소미아 파기 등 경제 현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0년 국가예산 규모를 ‘513조원대’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또 홍 부총리는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제시한 2.4%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 시인했다.

홍 부총리는 23일 세종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도 예산은 513조원대로 편성 작업을 하고 있다. 금년 대비 9%초반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예산으로 책정된 513조원은 올해 본예산(469조6000억원)보다 9.2% 늘어난 것이다. 최대 추정치를 513조9900억원으로 할 경우 9.45%가 늘어나는 셈. 이를 감안한 재정 지출 증가율은 9.2~9.4%대가 된다.

홍 부총리는 "2020년 예산은 확장적 재정기조 하에서 편성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최근 글로벌 경제상황과 경기하방 리스크, 금년과 내년 국내경제 여건 및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가 내년 예산 책정에 고려한 핵심 사안은 △경기 대응 등을 위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 △활력제고와 포용강화를 뒷받침할 세출 실소요 △중장기적 재정여건 및 정책여력 등이다.

또 홍 부총리는 내년 세입 여건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면서 적자국채 발행 규모가 올해보다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수준은 올해 37.2%에서 내년 39% 후반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 여건에 대해서는 “지난 6월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연 2.4% 성장률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시인하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 글로벌 경제의 하방 경직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또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조치를 대화로 풀기 어렵다면서, 한일 외교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홍 부총리는 “소재·부품·장비 자립화 및 경쟁력 강화를 장기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국가 예산에 관련 특별회계를 신설할 것"이라며 "5년 한시로 운용되는 특별회계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자립화에 매년 2조원 가량을 투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에 대해서는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최소화하도록 상황을 관리하고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등 금융 불안정이 나타날 경우를 대비한 대응 계획이 준비되어 있다"며 "만약 금융불안정성이 커진다고 판단되면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하반기 경기 보강 계획을 9월에 추가 발표할 것이라면서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재정과 별도로 관리되는 기금에서 1조6000억원을 기금운용 계획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동원해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내년으로 계획된 공공기관투자를 올해 4분기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민간자본에 의한 SOC(사회간접자본) 투자사업도 올해 계획된 4조2000억원에 더해 내년 시행 예정인 것을 앞당겨 투자를 촉진한다. 소비, 관광 등 내수 활성화 대책 역시 9월에 발표한다.

기재부는 26일 당정 협의와 29일 임시 국무회의를 거쳐 내달 3일 국회에 2020년 예산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국가 예산 추이./연합뉴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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