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눈밖에 나면...주홍콩 英총영사관 직원은 중국에 구금, 中 인권변호사는 실종
中정부 눈밖에 나면...주홍콩 英총영사관 직원은 중국에 구금, 中 인권변호사는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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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8.22 10:55:57
  • 최종수정 2019.08.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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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총영사관 직원 사이먼 챙, 홍콩 내 웨스트카오룽역에서 연행돼
홍콩 시위 참관한 중국 인권변호사, SNS에 올린 사진과 영상 삭제되고 연락두절
과거 코즈웨이베이 서점 관계자 5인 실종사건 재주목
사이먼 챙 [연합뉴스 제공]
사이먼 챙 [연합뉴스 제공]

중국으로 출장을 갔다가 실종됐던 주홍콩 영국 총영사관 현지인 직원이 중국 정부로부터 구금된 사실이 밝혀져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홍콩 시위를 참관하고 돌아온 중국 인권변호사가 실종된 소식이 22일 새롭게 터지며 중국에서 정부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실종되는 것은 예삿일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영국 총영사관 직원 1명이 중국 국경도시 선전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치안관리조례처벌법을 위반해 15일 행정구류에 처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쳉의 실종에 대해 ‘극히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겅 대변인은 “그는 영국 국민이 아니라 중국인이므로 이는 전적으로 중국 내정”이라며 “홍콩에 대한 영국 측의 발언과 행동에 대해 우리는 영국 정부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홍콩 현지 매체들은 사이먼 챙(28·鄭文傑)이라는 영국 총영사관 직원이 광둥성 선전시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실종됐다고 20일 보도했다.

챙의 여자친구 리씨는 그가 8일 선전에서 홍콩으로 돌아오는 길에 웨스트카오룽(West Kowloon) 종착역 입국심사를 통해 귀국하던 중 실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챙은 마지막으로 문자를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는 여자친구에게 보내고 연락이 두절됐다.

챙이 실종된 웨스트카오룽 역은 홍콩 내에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본토와 홍콩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역사(驛舍) 내에 본토법을 적용하는 ‘일지양검(一地兩檢, 한 지역에 두 가지 검문 시스템)’을 적용해 챙이 홍콩 안에서 붙잡혀간 것이다.

일지양검에 따르면 고속철 열차 내부와 역내 출·입경 관리소, 세관 검사소, 검역소, 여객 승하차 플랫폼 등의 시설에는 홍콩법이 아닌 중국법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중국 법률의 적용을 받는 역 시설은 웨스트카우룽역 전체 면적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법률적 사안은 중국 형법에 따라 중국 본토 법원이 관할한다.

홍콩 시민들은 일지양검이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시스템)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해왔다.

천치우스 변호사 [SCMP캡처]
천치우스 변호사 [SCMP캡처]

이런 가운데 최근 홍콩 시위를 참관하고 돌아온 중국 인권변호사이자 사회평론가인 천치우스(Chen Qiushi)가 현재까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일각에선 그가 홍콩에서 찍은 시위 사진과 동영상 등을 SNS에 올린 것을 문제 삼아 중국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 변호사는 올해 33세로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홍콩 시위 참관을 위해 관광비자로 홍콩을 방문했다. 그는 반정부 시위와 친정부 시위 모두를 참관하고 관련 동영상 및 사진을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게재했다. 그의 웨이보는 77만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다.

웨이보의 문제의 영상과 사진은 당국에 의해 삭제됐다. 그러나 유튜브에는 아직 남아 있다.

천 변호사는 당국이 계속해서 문재의 영상을 올리면 변호사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일정을 앞당겨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앰네스트 홍콩지부의 도리안 라우(Doriane Lau) 중국 연구원은 그가 중국 본토로 돌아간 것을 매우 염려한다고 밝혔다.

라우 연구원은 “천 변호사가 홍콩 시위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과거 중국 정부가 시위에 참석한 본토인들을 괴롭히거나 데려간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본토의 인권활동가 쉬즈한(Xu zhihan)은 21일 웨이보에 천 변호사가 베이징으로 돌아온 후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글을 올렸다.

중국에서 공산당의 심기를 거슬러 실종된 사례는 과거에도 빈번히 나왔다.

2015년 ‘시진핑과 여섯 여인’이라는 책의 출간을 준비하던 홍콩 코즈웨이베이의 퉁뤄안(銅鑼灣, 코즈웨이베이) 서점 관계자 5인이 실종됐다. 이 책은 중국 시진핑 주석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0월 14일 서점 3대 주주 중 한 명인 뤼보(呂波, 지분율32%)가 중국 선전에서 최초로 사라졌고(아내의 집에서 연행된 것으로 후일 밝혀졌다), 3일 뒤에는 태국 파타야에서 다른 주주인 구이민하이(桂民海, 34%)가 실종됐다. 직원 장즈핑(張志平) 광둥성 둥관(東莞)에서 10여명의 사복경찰들에게 연행됐다. 같은 날 퉁뤄완 서점 점장인 린룽지(林榮基)가 선전에 갔다가 사복차림 남성들에게 붙들려 갔다.

홍콩 시민들이 경악한 것은 다섯번째 실종자이자 또 다른 3대 주주인 리보(李波, 34%)의 경우다.

그는 “(나는) 홍콩에만 있겠다. 중국은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홍콩 안에서 12월 30일 사라졌다. 그는 중국을 드나들 때 소지하는 고향 방문증인 ‘회향증(回鄕證)’도 그대로 집에 두고 외출했다.

실종된 이들은 6~8개월의 시간이 지난 뒤에 돌아왔다. 이들 중 구이민하이는 아직까지 생사불명이다.

돌아온 린룽지는 그가 저장(浙江)성 닝보(寧波)로 끌려가 욕설과 위협 속에 조사를 받고 잘못을 인정한 비디오를 찍은 것을 폭로했다. 그는 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추진하자 지난 4월 대만으로 망명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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