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직 공무원인 서울대 교수, 겸직허가 받아야..."겸직 허가 대상인줄 몰랐다" 해명
비상장 업체인 형부 회사 주식 2400주(1200만원어치) 보유 중..."투자권유 받았다"
서울 랜드마크 65층 펜트하우스 분양받아...분양대금 20억 3천만원, 본인 현금으로 충당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54)가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겸직 신고를 하지 않고 형부의 회사에 감사로 12년간 재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서울대 교수는 교육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특정 업무를 겸하려는 경우 소속 기관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2000년 9월부터 2012년 3월까지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오염물질 처리 벤처 업체에서 감사를 지냈다. 해당 회사는 조 후보자의 형부가 대표로 있는 회사다. 
  
규정대로라면 조 후보자는 2005년 9월 고려대 경영대에서 서울대로 자리를 옮길 당시 서울대 총장으로부터 겸직 허가를 받아야 했다.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보고서에도 조 후보자는 한화나 예탁결제원, 마사회 등에서 사외이사 또는 비상임이사를 지낸 경력은 기재했지만 형부 회사에서 감사를 지낸 사실은 누락했다. 
  
현재 조 후보자는 비상장 업체인 형부 회사의 주식을 2400주(1200만원어치) 보유 중인 상태다. 
  
조 후보자 측은 “규모가 작은 업체에서 무보수·비상근으로 일했던 것이라 겸직 허가 대상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형부 회사의 주식을 1200만원어치 보유한 일과 관련해선 “회사 설립 당시 투자 권유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선동 의원은 “가족회사를 위해 법규를 위반하면서 감사로 재직한 것은 그간 후보자가 비판해온 그 재벌들의 전횡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며 “표리부동한 후보자의 행태를 보면 공정성이 핵심인 조직의 수장으로 자격이 있는지 상당한 회의가 든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과거 자신의 논문들을 통해 대기업이 특혜를 받고 있다며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2012년, 공정경제연합회가 발간하는 '경쟁저널'에 기고한 '대규모 기업집단 정책의 새로운 모색' 논문에선 대기업을 '가난한 집 맏아들'에 비유하며 “여전히 가난을 벗어나지 못한 동생에게는 법 적용이 엄격한 데 반해, 특혜를 받아 성공한 맏아들에게는 법적 책임조차 제대로 묻지 않는다면 동생들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조 후보자는 지난달 청량리 신축 아파트의 50평대 펜트하우스를 20억3000만원에 분양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에 제출된 조 후보자의 청약 관련 자료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지난달 26일 진행된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 65층 펜트하우스(172.6㎡) 청약에서 1순위로 당첨됐다. ‘청량리 롯데캐슬’은 강북권에서 가장 높은 65층으로 지어져 청량리 일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며 청약 과열 양상이 빚어진 곳이다. 당시 5가구를 모집하는데 39명이 지원해 경쟁률은 7.8대 1이었다.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사진 = 롯데건설 제공]
롯데캐슬SKY-L65[사진 = 롯데건설 제공]

조 후보자의 청약 가점은 84점 중 54점으로 고득점권에 속했다. 조 후보자는 독신으로 부양가족(만점 35점) 항목에서 최저점인 5점을 받았지만, 무주택(32점)과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 고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조 후보자는 15년 이상 무주택자이면서 청약통장을 아끼며 보유해 두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자산이 많으면서도 청약통장을 아껴오다 고급 주택이 분양되면 과감하게 통장을 쓰는 사람들이 가끔 보이는데, 이와 같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아파트 분양대금 20억3000만원을 본인이 보유한 현금으로 대부분 충당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은 27억85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예금, 채권, 보험 등 금융자산이 20억5000만원이었다. 예금보다 연 1~2%포인트(P) 금리가 높은 산업금융채권 4억6500만원어치를 비롯해서 농협생명(1억5000만원), 동양생명(1억52만원) 등 연금 및 변액 보험상품에 5억2500만원 어치를 투자했다. KDB산업은행에 8억5300만원어치 정기예금이 있었다. 이 밖에 스카이저축은행(4900만원) 등 제2금융권 예금 등을 보유하고 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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