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의 조국 선친 묘소 碑石 공개...민주당, ‘패륜’, ‘사생활’ 거론하며 격앙
친정권 성향 네티즌, 최태민 산소와 비석 사진 가져와 최순실 부부 '위장이혼' 제기하다 역공만 당해
탄핵 정국 땐 최태민 산소 위치와 비석 사진 전국민에 공개돼...최태민 아들 "산소가 파헤쳐질까봐 달려왔다"
21일 사생활 보호해달라는 조국, "여성의 사생활? 절로 주먹이 쥐어진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맹비난...'조국이 조국에게'

발언하는 송기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 나머지는 민주당 법사위 소속 의원들.
발언하는 송기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 나머지는 민주당 법사위 소속 의원들.

20일 김진태 한국당 의원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아버지인 조변현 씨 산소의 비석 사진을 공개하자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과 조 후보자 측은 일제히 ‘패륜’, ‘사생활 보호’ 등을 내세우며 김 의원을 맹비난했다. 더불어 이날 SNS엔 친정권 성향 네티즌들이 최태민 산소의 비석 사진을 올리며 최순실과 정윤회 이름이 있으니 마찬가지로 ‘위장이혼’ 아니냔 문제제기를 해 새삼 최태민 산소를 들쑤시던 당시 정황들도 재조명됐다.

오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투입될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20일 조 후보자 선친 묘소의 주소와 비석 사진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조 후보자 남동생인 조권 씨 부부의 ‘위장이혼’을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라며 비석에 새겨진 실명들을 지목했다. 그는 “조 후보자의 아버지는 6년 전에 돌아가셨고, 며느리는 10년 전에 이혼했다는데 이혼했다는 며느리를 비석에까지 새겨 넣었다. 그 이유를 조 후보는 답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김 의원의 이날 폭로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송기헌 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은 “정치에는 최소한의 금도가 있어야 한다”며 “오늘 한국당 모 의원님이 돌아가신 후보자 선친의 묘소까지 찾아가 사진을 찍어 비석에 새겨진 손자의 이름까지 모두 공개했다”고 김 의원을 비난했다. 송 의원은 “금도를 벗어난 비상식의 극치로서 패륜적이다”라는 발언까지 했다.

정춘숙 민주당 대변인도 “이는 금도를 벗어난 비상식의 극치”라며 김 의원을 맹비난하고 “조 후보자 가족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것으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준비단에서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하며 “자녀,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특히 사생활 보호를 해 주시기를 다시 한 번 간곡히 요청드립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같은 날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최태민 묘지에 갔더니’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이혼한 최순실 남편 정윤회 이름이 올라 있던데 최순실도 위장이혼한 것이냐?”라고 비석 사진과 함께 야당 측을 공격했다.

출처: SNS 캡처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그러나 최태민이 사망한 시점은 1994년이고 최순실 부부가 이혼한 때는 2014년이다. 반면 조 후보자의 동생인 조권 씨 부부는 2009년에 이혼했고 조 후보자의 부친은 2013년에 사망했다. 경우가 다르다. 뿐만 아니라 4년 전에 이혼한 며느리의 실명을 前시아버지의 비석에 새겨놓고 前남편을 포함한 시댁 식구들과 채권 및 채무 관계를 복잡하게 설정해놓고 부동산거래까지 해왔다는 점이 ‘위장이혼’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게 된 배경이다. 때문에 SNS에선 최태민 산소를 다시 부각시킨 친정권 성향의 네티즌들이 되려 역공을 당했다.

2016년 최태민 씨의 산소는 주요 언론을 비롯한 외부인들의 숱한 방문으로 몸살을 앓았다.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비석 전체가 적나라하게 공개돼 불특정다수에게 유포됐다. 당시 최태민 씨의 아들인 최재석 씨는 “아버지 묘소가 일부 언론에 보도가 됐다는 소식에 파헤쳐질까봐 놀라서 달려왔다”며 불안을 호소하기까지 했다.

‘사생활’과 ‘패륜’까지 언급하며 조 후보자 측을 엄호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도 줄을 이었다. SNS에는 ‘내로남불’에서 ‘조로남불’이라는 조 후보자에게 보다 특화된 신조어와 함께 조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조국이 조국에게’인 것이다.

출처: SNS 게시글 캡처
출처: SNS 게시글 캡처

2016년 12월 조 후보자는 지난 세월호 사건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처를 비꼬며 “여성의 사생활? 절로 주먹이 쥐어진다”라고 말했다. 확인되지도 않은 루머들이 속출하던 때 박 전 대통령의 ‘사생활’을 거론하며 보다 냉정하게 사태를 주시할 것을 당부한 일각의 지적에 “절로 주먹이 쥐어진다”라고 응수했던 조 후보자가 오늘날 ‘사생활 보호’를 호소하는 형국이다.

21일 오전 조 후보자는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소재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출근하며 “선친의 묘소까지 찾아가 비석 사진을 찍어 손자, 손녀 등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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