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북한 노동자들, 방문교육 비자로 계속 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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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8.21 11:26:37
  • 최종수정 2019.08.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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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도 불법 노동자 목격돼...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의혹
중국 내 소식통들 “훈춘지역 공장에만 北노동자 2천~5천 명 달해”
(VOA 캡처)
(VOA 캡처)

중국 내 북한 노동자들이 취업 비자가 아닌 다른 비자들을 이용해 중국에서 계속 일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21일 보도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2397호는 전 세계 유엔 회원국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 전원을 올해 말까지 북한으로 송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VOA는 중국 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북한 여성 노동자 수 백 명이 거의 매일 버스를 통해 북중 접경 지역을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지링성 훈춘시 취안허 세관과 북한 라선경제특구 관문인 원정리를 연결하는 신두만강대교 위로 북한 노동자들을 태운 수십 대의 버스가 이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개 20~30대 젊은 여성들로 정장을 입고 별다른 짐도 없이 세관 수속을 간단히 밟은 뒤 이동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 세관원과 중국 업체 대표, 북한 기업소가 공조해 노동자들을 조직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세관원 1명이 북한 노동자 100~200명의 출입국과 중국 내 체류를 직접 관리하면서 중국과 북한 양측으로부터 상당한 ‘뇌물’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 여성 노동자들이 짐이 없고 정장을 입는 것은 비자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로 신규 노동허가 발급이 금지되자 여행과 친인척 방문, 유학, 연수, 교육, 연구, 문화 교류 목적으로 비자를 받은 뒤 중국 공장에서 일하며 북한 방문을 통해 체류 기한을 계속 갱신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연구와 과학, 문화 교류 목적’ 등으로 중국이 발급하는 유효 기간 5년에 최대 체류 기한 180일인 F비자를 받은 뒤 만료일이 다가오면 북한을 방문했다가 당일 혹은 다음날 중국으로 돌아와 체류 기간을 연장하다는 것이다. 비자의 체류 기간은 당사자가 해외로 나갔다가 들어오면 다시 연장된다고 한다.

소식통들은 “훈춘의 여러 공장에만 북한 노동자가 2천~5천 명에 달한다”며 “다른 내륙 지역에도 상당수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북한 노동자들의 월급은 1760위안(약 250달러) 정도로 중국 노동자보다 훨씬 저렴하며 솜씨도 좋아 중국 업체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접경 지역을 자주 방문하는 동아대 강동원 교수는 VOA에 “훈춘뿐만 아니라 단둥에서도 북한 노동자들을 태운 버스들을 흔히 볼 수 있다”며 “이런 움직임은 러시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도 노동허가가 금지된 뒤에는 방문이나 여행 비자를 받아 불법으로 일하며 비자 기한 갱신을 위해 북러 접경 도시들을 방문한다는 것이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19일 VOA에 중국 내 소식통들이 지적한 북한 노동자들의 움직임은 “북한정권의 핵무기 프로그램 자금줄을 막으려는 유엔 대북제재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 노동자들을 통해 당사자들이 모두 이익을 누리기 때문에 이러한 위반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세관원은 뇌물을 받고, 중국 업체는 값싼 노동력으로 이익을 창출하며, 노동자들은 일자리와 돈을 벌고, 북한당국은 외화를 벌 수 있기 때문에 누구도 이런 위반 행위를 멈추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브라운 교수는 “중국 정부도 대북 지렛대의 하나로 북한 노동자들을 계속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사회가 중국 정부의 제재 이행을 더욱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 관리는 20일 VOA에 “구체적 사안에 대해 논평할 수 없다”면서도 “모든 유엔 회원국은 안보리 결의를 이행해야 하며 계속 그렇게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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