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실시 후 하루 지나 보도자료로 발표…"500㎞ 이상 날아 정확히 타깃 맞춰"
美, 한국과 일본에 배치 선호, 협의 속도내나?…"11월엔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국, 한일에 "우리의 적이 되고 싶나?...미국의 총알받이 되지 말라"며 협박

미 국방부가 공개한 중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장면
미 국방부가 공개한 중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장면

 

미 국방부가 18일(현지시간) 신형 지상 발사 중거리 크루즈 미사일을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아시아에 배치하겠다고 했던 바로 그 미사일이다. 미국이 지난 2일 중장거리 핵전력 금지 협정(INF)을 공식 탈퇴한 지 보름여만이다.

미 국방부는 19일 "18일 오후 2시 30분 미 캘리포니아 샌 니콜라스 섬에서 재래식 지상 발사 크루즈 미사일(GLCM)의 첫 비행 시험을 실시했다"며 "이동식 발사대를 이탈한 미사일은 500㎞ 이상 날아가 정확하게 목표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시험에서 수집된 데이터와 얻은 교훈들은 향후 중장거리 전력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 대변인인 로버트 카버 미 공군 중령은 "이번 미사일이 토마호크 (해상발사) 지상공격 미사일의 개량형"이라고 밝혔다. 토마호크 함대지 미사일의 최장 사거리는 2500㎞ 달한다. 미국은 속도가 느린 토마호크의 단점을 개량해 초음속의 정밀도를 향상한 1000㎞대 사거리의 크루즈 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첫 시험에선 비행거리를 500㎞로 조정한 셈이다. 미국은 함께 개발 중인 사거리 3000㎞ 이상 중장거리 탄도미사일도 오는 11월에 시험 발사할 계획이다.

앞서 에스퍼 국방장관은 INF 탈퇴 다음날 "중국의 미사일 위협에 대항해 신형 중거리탄도(IRBM·Intermediate Range Ballistic Missile) 미사일을 아시아 동맹국에 배치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달 초 아시아 국가를 순방하면서 동맹국과의 협력을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정도로 중거리미사일 이슈를 강조하고 있다. 미 정부 당국자가 특정 국가를 거론하지는 않지만 미국 언론은 전직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한국, 일본, 호주를 예로 들었다. 사거리 500~5000㎞의 미사일로 미국의 전략적 경쟁 대상인 중국을 겨냥할 위치에 있는 동맹국들이 이들 국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INF 탈퇴 이유를 밝히면서 "중국이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하고 있는 것이 불공평하고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했다. 미국은 중국을 단시간 내에 타격하기 위해, 중국과 가까운 한국, 일본 등에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하며 한국과 일본에 '우리의 적이 되고 싶나? 미국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지 말라'고 협박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5일자 사설에서 한·일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미사일의 집중목표가 되지 않도록 정신을 차려야 한다”면서 “기세등등한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의 총알받이가 되지 않기 바란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일이 미국을 도와 중·러를 위협하면 중·러 연합보복이 국가이익에 미치는 손해가, 미국이 이들을 압박하는 손실보다 적지 않을 것”이라며 “누가 미사일 배치를 받아들이든 중·러와 직간접적으로 적이 되고 전략적으로 자신이 낸 불에 타 죽는 격”이라고도 했다.

한국 국방부는 중거리 미사일과 관련해 "미국 측과 공식 논의하거나 자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고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