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첫 허가 이어 두번째...유화책인가, 명분쌓기인가
불화수소 등은 여전히 허가 '제로'…"불확실성 여전"

포토레지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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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대(對)한국 수출규제 대상 품목으로 지정한 핵심소재 가운데 포토레지스트(PR)의 수출을 두번째로 승인했다.

19일 업계와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삼성전자로부터 최근 주문을 받은 자국 포토레지스트 생산업체의 수출 신청을 또 다시 허가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핵심소재 수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 한 달여 만인 지난 8일 3개월 분량의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처음 허가했고,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에 승인한 물량은 약 6개월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총 9개월치의 포토레지스트 사용량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반도체 생산라인의 극자외선(EUV)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는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과는 달리 군사 전용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수출 규제의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품목이다.

이번 두번째 허가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내리면서도 '경제 보복'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소재 수급의 불확실성에 고심해왔다. 수출 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90일 안에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돼 있지만 일본 정부가 수출 허가를 연기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기간을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잇따라 허가한 데 대해 업계에서는 '속도 조절' 혹은 '유화 제스처'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지만 불확실성 해소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2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예정된 한일 외교장관 회동을 앞두고 일본이 모종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정상적인 수출 허가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해 '명분 쌓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쨌든 수출 허가가 잇따라 이뤄진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불화수소 등의 수출 허가가 단 한건도 없어 우려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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