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물의 빚은 것에 대해 사과”...DMZ 프로그램 전면 중단
JTBC, DMZ의 자연환경 다룬 다큐 촬영하며 軍 몰래 기아차 광고 촬영하고 영화관에서 상영
軍, 군사시설보호법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소지 있다는 입장 밝혀...하지만 JTBC 상대로 법적 조치 고려하지 않아
기아차 “JTBC에 적절한 조치 취할 것”...“국방부 뜻 따라 광고 방송 중단하겠다”

JTBC의 DMZ 촬영분 중 일부./연합뉴스
JTBC의 DMZ 촬영분 중 일부./연합뉴스

홍정도와 손석희 두 경영자가 이끄는 JTBC가 비무장지대(DMZ)에서 다큐멘터리를 촬영한다고 해 놓고 국방부의 허가 없이 협찬사인 기아자동차의 상업광고를 만들어 파문이 일고 있다. 

19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JTBC는 최근 "제작진이 국방부의 입장과 달리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기아차 광고 제작을 진행해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국방부와 해당 부대 장병,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책임이 있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인사 조처를 하고,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촬영된 영상이 광고에 사용되지 않도록 기아자동차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JTBC가 창사 기획으로 내놓은 다큐멘터리 ‘DMZ’는 비무장지대 일원에서 지난 4월부터 촬영됐다. 당시 국방부는 DMZ의 자연환경을 다큐멘터리로 만들겠다는 JTBC의 협조 공문에 허가를 내줬다. 하지만 JTBC는 기아차의 새 자동차 모하비가 DMZ 내에서 주행하는 장면을 무단 촬영한 뒤 15초짜리 광고로 제작해 15일 광복절 일부 영화관에서 상영했다. 기아차는 JTBC의 다큐멘터리 제작에 약 12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방부는 민통선 이북에서 찍은 주행 장면은 보안훈령 위반이며, 특히 고성 GP를 비롯한 철책 장면은 군사시설보호법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별다른 법적 조치 없이 JTBC에 ‘후속 다큐멘터리 촬영을 불허하겠다’는 공문 한 장만 보내면서 ‘봐주기’ 논란을 일으켰다. 정권 탄생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JTBC에 대해 국방부가 관대한 태도를 취했다는 게 방송가 주변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편 기아차 측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JTBC가 국방부로부터 허가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광고를 제작했다”며 “JTBC가 협찬과 관련한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다면 JTBC에 대한 적절한 후속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가 광고 상영을 불허한다면 광고 제작과 광고 방송을 중단하겠다”고 덧붙였다. JTBC가 다큐를 찍는다며 광고를 제작한 한국 방송 역사상 초유의 도덕적 해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기아차가 과연 적절한 조치를 취할지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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