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에 한일문제 가중…"실적 바닥 가늠 어려워"

 

올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이 거의 반토막 났다. 매출은 1년전과 비교해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게 그쳤다. 미ㆍ중 무역 분쟁이 심화하며 세계 무역이 위축되고 반도체 실적이 부진한 영향이다. 여기에 일본과의 교역 갈등 문제까지 더해져 하반기에도 실적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574개사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상반기(1~6월) 매출액은 988조2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0.8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몸집은 1년 전과 같은 수준에 머무는 데 그쳤다. 
  
 수익성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상반기에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37조4879억원)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42.95%나 줄었다. 1년 사이 순이익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55조581억원)도 1년 전보다 37.9% 감소했다.   
  
상반기를 분기별로 나눠보면 1분기보다 2분기 실적이 더 악화했다. 2분기 매출(503조9955억원)은 1분기보다 4.1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7조1706억원, 16조5809억원으로 1분기 대비 2.57%, 20.69%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수익률 지표도 갈수록 악화했다. 지난 상반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57%, 순이익률은 3.79%로 각각 지난해 상반기보다 3.36%포인트, 2.91%포인트 하락했다. 

이같은 실적 악화 배경엔 급락한 반도체 경기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피 시가총액 1ㆍ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55.63%, 88.56% 급감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감소했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909곳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89조544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9.0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조7731억원으로 5.43% 늘었다. 그러나 순이익은 3조179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2.18% 줄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하반기에도 상장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의 향방과 한일 관계 등 대외 변수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국내 기업의 실적이 언제 바닥을 찍고 돌아설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답변이 많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G2(미중) 갈등에 한일문제까지 더해져 대외 여건이 안 좋다 보니 기업 실적의 바닥이 3분기일지 4분기일지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부정적인 영향이 더 심화해 반영될 수 있고 실적이 개선세로 돌아선다는 시그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지금과 같은 대외 환경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경기 둔화가 확실해 보이고 미중 무역분쟁도 여전한 데다 홍콩 이슈와 한일 무역갈등이 추가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 센터장은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은 대부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기업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쪽이 우세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얘기하기 어렵다"며 "아마 하반기 수출과 기업 영업 환경은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나빠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반적인 매크로 환경이 악화하고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수출 부진이 기업 실적 부진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기업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계속되면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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