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찰위성, 15일 오전 北의 미사일 실은 발사차량 움직임 포착해
韓美정보당국 정보력 총동원해 文의 광복절 축사 직전까지 北 의도 파악에 주목
16일 미사일 발사는 文의 축사에 대한 조평통의 맹비난과 함께 이뤄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미 정보 당국이 15일 광복절 오전, 문재인 대통령의 경축사가 있기 전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조짐을 포착하고 청와대 등 윗선에 보고한 것으로 19일 밝혀졌다. 북한의 이번 무력 도발이 남북군사합의에서 적대행위 금지구역으로 합의한 통천에서 이뤄진 가운데, 문 대통령은 같은 날 “평화경제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새로운 한반도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밝힌 것이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이 동아일보에 전한 바에 따르면, 15일 오전 강원 통천 지역에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움직임이 미 정찰위성에 포착됐다. 한미 정보 당국은 유력한 도발 징후로 파악, 모든 정보력을 총동원해 추적·감시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 직전 도발에 나선 북한의 의도 파악에 주목하면서 실제 발사를 감행할지 여부를 계속 추적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군 수뇌부를 거쳐 청와대에까지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5일 이동식발사차량의 전개 및 복귀 훈련을 실시했고, 16일 오전 휴전선에서 72km 떨어진 강원 통천에서 2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동해 상으로 발사했다. 강원 통천 지역은 9·19 남북군사합의에서 약속한 해상 적대행위 금지 구역으로 설정돼 있어 사실상 북한의 일방적인 합의 파기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북한이 실시한 발사체 도발 가운데 가장 남쪽에서 이뤄져 도발 위협 강도가 세졌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북한이 16일 또다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새 무기 시험사격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지난 10일 발사 때처럼 이번에도 '새 무기'를 특징하는 명칭은 거론하지 않았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으로, 발사 현장 상황을 시간 순으로 담았다. 발사체는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추정되며, 수풀 사이로 무한궤도형 발사차량(TEL)의 모습도 보인다./연합뉴스
북한이 16일 또다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새 무기 시험사격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지난 10일 발사 때처럼 이번에도 '새 무기'를 특징하는 명칭은 거론하지 않았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으로, 발사 현장 상황을 시간 순으로 담았다. 발사체는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추정되며, 수풀 사이로 무한궤도형 발사차량(TEL)의 모습도 보인다./연합뉴스=중앙통신

또한, 16일 발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에 대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맹비난과 함께 이뤄졌다. 조평통은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경제' 발언을 두고 “남조선 당국자의 말대로라면 저들이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고 북남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건설하며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인데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고 밝혔다.

한편 17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 미사일 발사를 직접 지도했다고 보도하며 관련 사진들을 공개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시험사격 지도 자리에서 만족감을 표시하며 환호하는 모습을 실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어떤 세력이든 북한을 상대로는 불장난질을 해볼 엄두도 못 내게 만드는 것이 국방건설의 중핵적인 구상이고, 확고부동한 의지임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국내 군사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을 ‘에이태킴스(ATACMS, 미국산 전술지대지미사일)’와 비슷한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평가하고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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