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성향 네티즌 유튜브 채팅창에 몰려 "탱크로 밀어버려라"
지난 몇주간 홍콩 경찰의 과격한 진압 방식, 탱크만 투입 안됐을 뿐 이미 무력진압 시작됐다는 지적나와

[대만 TTV 유튜브 캡처]
빅토리아 파크에 운집한 시위 군중 [대만 TTV 유튜브 캡처]

지난 6월 이후 장장 11주째로 접어든 홍콩 ‘범죄인 중국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가 홍콩 도심에서 18일 열렸다. 시위의 상징적인 중심지로 부상한 홍콩 빅토리아 파크에는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백만 시민들이 몰려 들었다. 시위 주최측은 이날 시위에 약 30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인 17일에도 홍콩 도심 센트럴에 있는 공원인 차터가든에서는 주최 측 추산으로 교사 2만2000여명이 모였다. 시위대는 항의의 표시로 레이저 포인터로 경찰서를 비췄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에 계란과 물병을 투척했다. 경찰은 경고 후 곤봉과 방패로 무장한 경찰력을 투입해 거리를 점거한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다.

한편 이런 가운데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이 홍콩 경계에서 10분거리에 불과한 곳까지 진출했다는 것이 알려지며 무력 진압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몇주간 홍콩 경찰이 보여준 과격한 진압 방식에 탱크만 투입이 안됐을 뿐 이미 무력진압은 시작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홍콩경찰들은 지난 몇주간 근접거리에서 시민들에게 고무탄 등을 발사하고 진압봉으로 넘어진 시위자들을 가차없이 폭행하는 등 과격한 진압의 모습을 보였다.

지난 5일 총파업 당시 정치깡패들의 습격을 두려워한 시위대가 지하철 내부에서 집회를 열자 경찰은 밀폐된 지하철 안으로 최루가스를 발사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지난 11일에는 홍콩 도심 침사추이에서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이 경찰이 2m거리에서 발사한 ‘빈백탄(Bean back rounds, 알갱이 주머니 탄)’을 오른쪽 눈에 맞고 실명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시위 주최단체인 민간인권전선(民間人權陣線, 민권전선)은 앞서 경찰에 코즈웨이베이(Causeway Bay)에서 센트럴(Central)까지의 행진 계획을 신청했지만 경찰측은 시위 장소를 빅토리아 파크로 국한시켰다. 경찰측은 그동안 시위대가 보여준 폭력적인 시위로 인해 공공안전을 우려해서 이런 조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날 도심 각지의 시위장소에 모인 시위대는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고 송환법 철회와 홍콩 시민의 보편적 참정권 구현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우산혁명 주역으로 활동한 조슈아 웡(黃之鋒·23)은 중국군이 투입되더라도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탱크로 깔아뭉개라"며 과격한 발언을 내놓는 친중성향 네티즌들 [TTV 유튜브 채팅창 캡처]
"탱크로 밀어버려라"며 과격한 발언을 내놓는 친중성향 네티즌들 [TTV 유튜브 채팅창 캡처]

이날 시위는 대만 매체들이 유튜브 등을 동원해 집중적으로 실시간 생중계를 이어 나갔다. 대만 TTV와 산리TV는 현지에 특파원을 급파해 빅토리아 파크와 홍콩 도심 지역의 시위 장면을 유튜브로 내보냈다.

수천명의 중화권 유튜브 시청자들이 채팅창에 몰려들며 홍콩 시위대 지지파와 중국 공산당 옹호파로 갈리며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공산당 옹호 성향 네티즌들은 “탱크로 저들을 깔아뭉개야 한다(开坦克轧他们)”는 등의 과격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홍콩 근처에 무장경찰 장갑차 수백대가 집결됐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러한 친중국 공산당 성향 네티즌들의 과격발언에 대해 실제로 무력진압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도 증폭되고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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