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8일 기념은 없고 4월25일 건군 기념일·사유 표시
이 총리·조 통일장관 "北 건군절 2015년부터 변경"은 억지
이언주 의원 "15년부터 했단건 정규적 혁명무력강화발전"
달력 제보 이애란 박사 "대놓고 거짓말 한 궤변총리"

북한의 자칭 주체107년(2018년)도 달력 실물.(사진=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 제공)
작년말 만들어진 북한의 자칭 주체107년(2018년)도 달력 실물.(사진=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 제공)

북한이 기존 4월25일이던 이른바 '건군절(建軍節)'을 2월8일로 이미 지난 2015년부터 바꿔 기념하고 있었다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조명균 통일부장관 등 문재인 정권 고위당국자들의 주장이 '명백한 거짓말'로 밝혀졌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경 만든 올해(2018년) 달력 실물을 8일 확인한 결과 4월25일을 소위 빨간날로 표시하고 기념하는 이유를 "주체 21년(1932년) 4월25일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조선인민군을 창건하시였다"고 적시하고 있다.

북한이 건군절을 옮겼다는 2월에는 정작 자칭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인 2월16일)외에 휴일 겸 기념일이 존재하지 않았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달 22일에야 관영 노동신문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의 결정사항이라며 건군절 급(急)변경을 알린 바 있다.

북한의 올해년도 달력 실물 2월 부분.(사진=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 제공)
북한의 올해년도 달력 실물 2월 부분. 김정은 생일인 16일을 제외하고는 휴일 겸 기념일로 표시한 날짜가 없으며 2월8일도 마찬가지다.(사진=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 제공)

'탈북자 제1호 박사'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은 8일 정규재TV에 출연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국문 출판사에서 발행한 것"이라며 북한의 올해년도 달력 실물을 제시했다.

이애란 원장은 달력의 2월 부분을 펼쳐들며 "오늘 열병식을 하기로 한 2월8일에는 아무 날(기념일)도 기입되지 않았고 (달력 상단에) 부연설명도 나온 게 없다. 오직 김정일의 생일만 이렇게 기입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래 1948년 2월8일 김일성이 인민군을 만들었다고 한다"며 이런 취지로 2월8일 기념이 이뤄져 온다가, 김정일 집권기에 "김일성 우상화 과정에서 좀 더 김일성의 정통성을 추켜세우기 위해 1932년 4월25일 조선인민혁명군을 만들었다고 해서 4월25일(로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1932년은) 원래 조선인민혁명군인데, 이때부터 (북한의) 조선인민군을 만들었다고 역사를 확 부풀린 것"이라며, 최근에야 창군 70주년이라면서 2월8일로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 달력을 만들 때까지만 해도 평창 올림픽을 자기들이 요리할 생각을 못 하고 있었다. 작년 12월부터 달력은 미리 만드는 것 아닌가"라며 2월8일 건군절 주장에 대해 "급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올해년도 달력 실물 4월 부분. 25일을 소위 빨간날로 표시하고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로 기념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사진=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 제공)
북한의 올해년도 달력 실물 4월 부분. 25일을 소위 빨간날로 표시하고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로 기념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사진=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 제공)

그러나 이낙연 국무총리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은 지난 5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전에 없던 '건군절 2015년 변경설'을 늘어놓은 바 있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겨냥해 건군절 및 열병식 날짜를 변경한 것이라는 비판을 무마하려는 차원이었다.

이낙연 총리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의 질의 순서에서 '정부가 북한에 열병식 중단을 요구하라'는 주문을 받자 "북한의 군 창건일이 2월8일이 된 건 2015년부터고 이번에 우연히 된 게 아니다"며 "김정은이 집권하고 2015년 이후 2월8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정진석 의원이 '금년 북한 달력을 보셨나. 북한 달력에도 4월25일은 빨간날로 돼 있다'고 지적했으나 "그렇지 않다"고 잡아떼기에 급급했다.

조명균 장관은 이언주 의원이 '평창 개막식 전날인 2월8일 북한 열병식에 대해 평창을 겨냥한 게 아닌 내부수요라고 말했는데 무슨 뜻이냐'고 묻자, "북한은 2월8일을 북한 정규군 창건일로 해서 2015년부터 나름 기념식을 해 왔다. 근데 올해 군 창건 70주년을 맞아 북한 내부적으로 기념하려고 건군절로 바꾸면서 대대적 행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고 재차 북한 대신 변명에 나섰다.

이 의원은 이에 "2015년부터 했다는 건 정규적 혁명무력강화발전이었지, 열병식에 대한 결정이나 군 창건일에 대한 건 아니었다. 맞나"라고 쏘아붙였고, 조 장관은 마지못해 "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북한은) 매우 의도적으로 날짜 변경을 최근에 했는데 정부가 왜 가만히 있느냐"고 거듭 추궁하자, 조 장관은 "(북한이) 기본적으로 꼭 평창을 염두에 둔 것인지(는 알 수 없다)"라고 궤변을 반복했다.

이 의원은 이후 추가 자료를 내면서 "북한은 1978년 군 창건일을 '48년 2월8일에서 '32년 4월25일로 변경했다. 정부가 설명한 것처럼 '15년~'17년까지는 2월8일이 군 창건일이 아니라 '정규적 혁명무력강화발전일'을 기념한 것"이라며 "'15년~'17년까지는 열병식은 하지 않고 '인민무력성 보고대회, 경축무도회'를 개최했다. '15년~'18년까지 1월21일(노동신문 발표 전날)까지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은 32년 4월25일 그대로"라고 못박았다.

이와 관련, 이 원장은 이 총리를 가리켜 "총리가 그렇게 대놓고 거짓말해도 되는 건가. 국회에서"라고 일갈한 뒤 "(북한이) 국가기념일을 이렇게 달력에도 표시하지 않았는데, 그걸 2015년에 했다고 감히 거짓말하는 우리나라 총리의 자질이 의심된다"며 "모르면 모른다고 확실하게 얘기해야 하는데, 정말 전희경 한국당 의원이 얘기한 것처럼 '궤변총리'"라고 질타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다음은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이 북한 올해년도 달력을 소개한 8일 정규재TV 출연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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