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일본 수출규제 조치 부당성 알리겠다며 책자 제작

대한민국 정부가 제작한 일본 수출규제 조치 설명 책자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정부가 제작한 일본 수출규제 조치 설명 책자 

 

청와대가 16일 '다시는 지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책자를 배포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대응 방향을 담은 소책자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8.15 경축사에서 일본에게 유화적인 메세지를 보낸지 하루만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경축사에서, 자신이 평소 강조하던 강제징용과 위안부에 대한 언급을 일체 하지 않았다. 대신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여권 일각에서 도쿄 올림픽 보이콧 주장이 제기된 것과 달리, “세계인들이 평창에서 ‘평화의 한반도’를 보았듯이 도쿄 올림픽에서 우호와 협력의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시는 지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책자는 문재인 정부가 제작했다. 정부는 이 책자에서 일본의 조치가 부당하다 설명하고, 주요 쟁점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질의응답 형태로 소개했다.

정부는 이 책자에서 일본 정부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를 포함한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조치 근거가 불명확할뿐더러 다자무역체제를 위협하는 일방적 조치의 나쁜 선례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보복 조치이자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조치"라며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관련 3대 핵심소재 품목 수출규제의 여파에 대해서는 "해당 품목은 일본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품목인 만큼 우리 업계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실제 생산 차질 등 피해로 연결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의 역할을 언급한 부분이 눈에 띈다. 정부는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양국의 갈등 해결에 유용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미국이 7월 29일 일시적으로 상황 악화 조치를 동결시키는 이른바 '현상동결합의'(standstill agreement)를 제안한 것도 이런 역할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한일 간 갈등 해결을 위한 미국의 이러한 역할이 지속하기를 기대한다"며 "미국 업계 또한 일본의 조치로 인한 영향을 체감하기 시작했다며 상황이 악화하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일제 강제징용 배상 관련 대법원 판결에 대해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정부는 '한국이 새로운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없는가'라는 물음에는 "한국은 6월 19일 발표한 방안(한일 기업 출연 기금으로 위자료 지급·이른바 '1+1'안)을 토대로 양국 국민과 피해자들이 수용 가능한 합리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대화에 열린 입장"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아울러 '민간·지자체 교류가 위축되는 것에 대한 한국의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의 토대가 된 민간·지자체 교류는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그러면서 "이를 위해 일본은 부당한 보복성 경제조치를 조속히 철회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선 정부가 계속 밀고있는 '다시는 지지 않겠습니다' 캠페인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 '진저리 난다'는 등의 반응이 일고 있다.

'대한민국이 도대체 언제 일본에 졌단 말인가?', '건국 이후 강력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늘 일본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해왔는데, 왠 난데없는 패배자 의식인가?', '이씨 조선이 한반도 통치권을 일본에 넘겼던 것이 대한민국의 패배라는 것인가?'라는 반응들도 이어지고 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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