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사분계선 인근 도발로 대남 압박 강도 높이는데 안보불감증에 빠진 대한민국
미사일 발사한 강원도 통천은 ‘9.19남북군사합의’ 해상 적대행위 금지 구역임에도 軍은 침묵만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 등은 전날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1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새 무기 시험사격을 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김정은은 미사일 발사 성공에 격앙된 듯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환호하는 모습이었다. 북한이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50여km 떨어진 곳에서 신형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대남 압박을 강화하는데도 우리 군과 청와대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다. 특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강원도 통천은 ‘9.19군사합의’에서 약속한 해상 적대행위 금지 구역임에도 군은 침묵만 지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시험사격 지도 자리에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무적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그를 계속 강화해 나가는 것이 우리 당의 국방건설목표”라며 “이를 관철하기 위한 단계별 점령목표들은 이미 정책적인 과업으로 시달됐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은 사진 속에서 지휘소 모니터를 통해 타격 성공을 확인한 듯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환호했다.
김정은은 “그 어떤 세력이든 북한을 상대로는 불장난 질을 해볼 엄두도 못 내게 만드는 것, 만약 물리적 힘이 격돌하는 상황이 온다고 해도 북한의 절대적인 주체 병기들 앞에서는 그가 누구이든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러한 강한 힘을 가지는 것이 북한의 국방건설의 중핵적인 구상이고 확고부동한 의지임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장난’의 주체에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결국 최근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불만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어 “지난 3년간 간고한 투쟁을 벌여 핵전쟁 억제력을 자기 손에 틀어쥐던 그 기세, 그 본때대로 당과 혁명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심을 간직하고 나라의 방위력을 백방으로 다져나가기 위한 성스러운 활동에 용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자위적 국방력 강화에서 사변적 의의를 가지는 새로운 성과들이 연이어 창조되고 있다”며 “첨담무기 개발 성과는 주체적 국방공업발전사에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적적인 승리이며 자위적 국방력 강화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되는 커다란 사변들”이라고 자평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이 미사일들은 지난 10일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했던 2발과 외형상 동일했다. 2개의 사격형(박스형) 발사관을 탑재한 무한궤도형 이동식 발사대(TEL)도 같은 형태였다.
북한은 발사체를 ‘새 무기’라고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명칭은 밝히지 않았다. 일부 국내 군사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을 ‘에이태킴스(ATACMS, 미국산 전술지대지미사일)’와 비슷한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평가한다. 에이태킴스는 길이 4m, 직경 600mm, 속도 마하 3으로 수백 개의 자탄을 발사해 단 한 발로 축구장 3~4개 크기의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해외 전문가들은 이 발사체가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인 KN-23의 한 종류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 10일 이후 6일만이며, 판문점에서 이뤄진 남-북-미 정상회동 이후에는 6번 째, 올 들어서는 8번째다.
16일 시험 발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에 맹비난과 함께 이면에선 저고도 정밀타격 능력을 시험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10일 발사 미사일들은 고도 약 48km, 비행거리 400여km, 16일 발사 미사일들은 고도 30km, 비행거리 230km로 분석됐다. 최대 비행속도는 모두 마하 6.1이었다. 두 번째 시험 발사에서는 고도를 18km, 사거리를 170km 가량 줄여서 발사했다. 미사일 정점 고도가 낮아지면 그만큼 요격이 어려워진다.
한편 북한은 전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훈련과 최근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중기계획 등을 거론하며 “명백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우리를 궤멸시키자는데 목적이 있다”며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는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