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前국방차관보 "북중러 유대 강화는 한미일 동맹체제의 분열을 노린 기회주의적 전략에 가까워"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은 최근 한일 관계 악화를 우려하면서 북중러 삼각 연대 강화에 주목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6일 전했다. 북중러가 한미일 3각 동맹체제 붕괴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15일 VOA에 “러시아와 중국이 최근 한일 관계 악화를 기회로 삼아 70년 동안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유지돼온 한미일 삼각공조체제 해체(dismantle)를 목표로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북중러는 한일관계 악화와 같은 기회와 이것이 미국에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감지했다”며 “지난달 말 러중 합동훈련을 통해 러시아 폭격기가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이 겹치는 지역에 의도적으로 비행함으로써 양국 간 소통 부재를 악용해 한일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역내 미국의 외교관계를 더욱 좌절시켰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일 국방당국 간 건설적 대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오는 24일 만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연장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 협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글라스 팔 카네기 평화재단 특별연구원은 VOA에 “북한이 동맹뿐 아니라 트럼프 정권 내 분열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따.

팔 연구원은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행정부로부터 분리하고 있다”며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돈 낭비’라며 싫어한다는 사실과 한미 군 당국은 매년 합동훈련이 필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침략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최근의 북중러 유대 강화는 미북 협상 타결 상황을 고려한 북한의 셈법도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팔 연구원은 “협상 타결이 임박한 상황이 되며 러시아와 중국이 자국의 이해 관계를 반영하기 위한 별도의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북한이 대미 협상력 강화를 위해 중국, 러시아와의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렉산더 버사바우 전 미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차관보는 VOA에 북중러 유대 강화는 한미일 동맹체제의 분열을 노린 기회주의적 전략에 가깝다고 말했다.

버사바우 전 차관보는 “북중러는 한일 갈등과 미국의 입장을 기회주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한일관계 악화와 양국으로부터 미국의 신뢰에 대한 의심을 증폭시키는 동시에 북한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외교적 노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반면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VOA에 “최근 북중러 연대 강화가 미북 협상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성격은 아니라고 본다”며 “최근의 한미일 3국 공조체제의 분열은 트럼프 정권이 한국과 일본에 대한 동맹을 글로벌 전략의 핵심이 아닌 지엽적 요소로 간주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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