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마지막 홍보기획비서관 지낸 천영식 現 KBS이사 "당시 靑에서 직접 들으면서 너무나 가슴 아팠고, 눈물 났다"
"세월호 사고, 끔찍한 비극이었지만...이를 朴대통령과 무리하게 연계시킨 것은 과하다고 봐"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마지막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천영식 KBS이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관련 미공개 발언을 공개했다.

천영식 이사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관진 장관이 오늘 세월호 관련 재판에서 무죄를 받아 기쁘다"며 "세월호 관련 박 대통령의 미공개 발언을 하나 소개한다"고 운을 뗐다.

천 이사는 "세월호 보고시간 조작 의혹 등으로 기소된 김관진 장관 등에 대한 재판이 있었다"며 "김기춘 전 실장은 유죄를 받았지만, 청와대 안보실장을 역임했던 김장수, 김관진 실장은 나란히 무죄를 선고받았다. 무죄는 당연하다"고 했다.

또 "세월호 보고서는 조작할 이유도 없고, 조작할 인격의 분들이 아니다. 세월호 관련해서 여전히 괴담이나 과장, 허위 사실 등이 떠도는 것은 굉장히 슬픈 일이다. 김관진 장관은 며칠 전 제 페이스북 글도 보시고 '잘 봤노라' 말씀을 전해왔는데, 여전히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천 이사는 "세월호 관련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육성을 하나 소개한다. 이건 다음 주 초쯤 발매될 '신동아' 연재에 제가 게재한 내용이다. 이번 연재는 세월호 문제가 왜 그리 악화됐는지에 대해 제 나름의 분석을 해놓았다"고 했다.

천 이사는 마지막으로 "아래 내용은 박근혜 대통령이 비공개로 말씀하신 내용인데, 제가 당시 청와대에서 직접 들으면서 너무나 가슴 아팠고 눈물이 났다"며 "세월호 사고는 끔찍한 비극이었지만, 이를 박근혜 대통령과 무리하게 연계시킨 것은 과하다고 본다. 연재에는 전후 맥락의 설명이 있지만, 여기서는 그냥 대통령의 말씀만 소개한다.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다음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16년 말 어느 날의 세월호 관련 미공개 발언 전문(全文).

"가슴 아픈 일입니다. 꽃다운 나이의 수많은 학생이 희생됐습니다. 선박안전법이 통과 안 됐고, 부패사슬을 통해 운행하면 안되는 배가 방치된 것입니다.

세월호 당일이 수요일인데, 그날 몸 컨디션이 안 좋았습니다. 피곤해서 신00 대위로부터 가글을 요청해 받았습니다. 목이 아파 섭니다. 공식일정 없었는데 오전에 신 대위가 왔고,오후에 미용하는 정매주 자매가 왔습니다. 그날 아침에는 TV도 보지 않았습니다. 보고서류 및 결재 서류가 쌓여있었습니다. 성격상 그걸 놔둘수 없습니다. TV 볼 만큼 한가하지 않습니다. TV는 주로 저녁 뉴스만 봅니다. 물론 그날은 구조될 때에는 봤습니다.

아침에 보고를 받고 신속한 구조를 지시했습니다. 안보실장이 구조됐다고 보고해서 안심하고 TV를 봤습니다. 안도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오보라고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중대본을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경호실에 준비를 지시했습니다. 중대본 사정이나 경호준비 등에 필요한 시간을 기다리다가 중대본으로 나갔습니다. 중대본에서 구명조끼 발언한 것은, 서면 보고를 보면 구명조끼가 정원의 120% 가량 보유하고 있다고 돼 있어, 처음에 괜찮겠구나 기억이 나서 한 말입니다. 중대본 보고 자료에 있었습니다. 끝까지 찾아보라는 의미였습니다.

머리는 짧게 손질하고 갔습니다. 편도가 부어있어 굉장히 안좋은 날이었는데...나중에 밀회 등 보도 나오면서 굉장히 서글펐습니다.비애감을 느낍니다.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가 싶었습니다. 그날 주사를 맞은 일 없습니다. 주사는 조00 대위가 잘 놓습니다. 조 대위 이전에 주사아줌마를 통해 맞았습니다. 주사아줌마도 간호사 출신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게 대단한 주사가 아니라 그냥 병원에서 맞는 영양 주사입니다. 피곤하고 힘들 때 의료진 처방을 받아 주사를 맞습니다. 대통령이 영양제 주사 맞는 것도 안 됩니까. 말 갖고 이상한 여자를 만들어 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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