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법무공단, 조국 편의제공 위해 청문회 사무실 '준비 소동' 벌어져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벌써부터 법무부 산하 공공기관에 갑질을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조 후보자가 지명된 9일 정부법무공단은 법무부 소속 검사들로 구성된 인사청문회 준비단으로부터 청문회 준비에 쓰려고 하니 공단 1층 사무실을 다 비워 달라"는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

서울 서초동에 있는 정부법무공단은 소송에서 국가를 대리하는 법무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신문에 따르면 공단은 통보를 받고 바로 사무실을 비웠다. 비워진 사무실은 방학을 맞아 실무 수습을 하기 위해 공단을 찾은 로스쿨 학생 등이 쓰던 공간이었다.

그러나 준비단은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적선동에 있는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세종로출장소 사무실에 준비단 사무실을 꾸렸다. 신문에 따르면 이를 뒤늦게 안 공단은 비웠던 사무실을 다시 원상 복구했다.

신문과 인터뷰한 준비단 측은 "공단 사무실과 적선동을 모두 사무실 후보지로 검토했던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공단 내부에선 "X개 훈련시키느냐" "후보자가 벌써부터 산하 기관을 마음대로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다.

준비단은 조 후보자 출퇴근 시간 등을 고려해 공단 사무실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의 서초구 자택과 공단의 거리는 차로 15분이 걸리지만 적선동 사무실은 45분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의 편의를 위해 산하 기관들이 확정되지도 않은 청문회 관련 사무실 준비를 했던 것이다.

정부법무공단의 장주영 이사장은 조 후보자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로 알려졌다. 장 이사장은 민변 회장 출신이다. 그는 지난 1월 장관급 대우를 받는 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준비단이 왜 공단 사무실을 쓰기로 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인연 때문에 조 후보자에 대한 ‘편의 제공’을 위한 청문회 사무실 소동이 일어난 게 아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