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전, 우리는 광복을 맞아 새로운 나라 꿈꿔...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해 쉬지 않고 달렸다"
"日정부, 수출규제에 이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참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까운 일"
"국민도 경제보복에 단호하면서도 두 나라 국민 사이의 우호관계 훼손 않으려는 의연-성숙 대응 하고 있어"
"100년전 선조들은 3.1 독립운동으로 자주독립 의지-역량 세계에 알렸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평화-번영의 한반도라는 중대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고, 광복 완성하기 위해 우리는 분단 극복해 나가야"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국민도 우리 경제를 흔들려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단호하면서도, 두 나라 국민 사이의 우호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의연하고 성숙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100년 전 독립운동의 길에 나선 우리 선조들은 '(우리가 할 일은)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와 동양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하는 일'이라고 선언했다. 아주 준엄하면서도 품위 있는 자세였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독립유공자·유족들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 "74년 전 우리는 광복을 맞아 새로운 나라를 꿈꿨다.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해 쉬지 않고 달렸다. 일본과도 미래지향적인 우호협력의 관계를 맺어왔다. 일본이 잘못된 역사를 깊이 성찰하길 바라며,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최근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에 이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양국이 함께해온 우호·협력의 노력에 비춰 참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또 "국민도 우리 경제를 흔들려는 경제보복에 단호하면서도 두 나라 국민 사이의 우호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의연하고 성숙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선조들은 3.1 독립운동으로 자주독립 의지와 역량을 세계에 알렸고, 그 의지와 역량을 모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다"며 "3.1 독립운동으로 우리 국민은 왕정과 식민지의 백성에서 공화국 국민이 됐고,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기어코 독립을 이뤄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100년 전, 선조들의 뜻과 이상은 아직 완전히 실현되지 못했다"며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중대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고, 광복을 완성하기 위해 우리는 분단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하나 된 힘이 절실하다"며 "독립유공자와 유족들께서 언제나처럼 우리 국민의 힘이 되어주시고 통합의 구심점이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12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감정적이어선 안 된다"고 말하는 등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인데 이어 이날 역시 기미독립선언서를 인용하며 일본을 향한 '품위 있는 자세'를 언급했다.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금지·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이후 대통령 본인을 비롯, 정권 주요 인사들의 극단적 반일(反日) 발언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기조를 약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일부 경제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카드가 전무한 가운데 주가 폭락까지 겹치면서 '경제 폭망' 위기를 피부로 느낀 문 대통령이 일본에 꼬리를 내린 것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도 있다.

한편 이날 오찬은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진행됐고, 생존 애국지사 9명과 광복절 경축식 독립유공자 서훈 친수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는 독립유공자 후손 등 160여 명이 참석했다. 또한 미국,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프랑스, 호주 등 해외 6개국의 독립유공자 후손 36명도 특별 방한해 참석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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