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의 주미대사 자리 이수혁이 이어받고, 이수혁이 내놓은 의원직 문정인 제자가 물려받아
국회 입성 실패하자 하버드대 대학원 입학한 정은혜...문정인, 이해찬, 박원순 지원받아
이준석 "이수혁 빈자리 문정인 제자가 이어받는 아이러니컬한 상황"
정은혜, 2016년 총선 때 "나라 팔아도 40%는 새누리당 찍어" 발언으로 파문일으키기도

(왼쪽부터) 정은혜, 박경미, 이재정
(왼쪽부터) 정은혜, 박경미, 이재정

이수혁 신임 주미(駐美)대사 내정자의 국회의원직 사퇴로 생긴 공석을 정은혜(36)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승계하기로 한 가운데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의 이름이 또 다시 거론됐다. 문 특보로 예정됐던 주미대사직을 이 내정자가 이어받고, 이 내정자가 내놓은 의원직을 문 특보의 제자인 정 전 대변인이 승계하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정 전 대변인은 부산 신라대 국제관계학과 02학번으로 2003년부터 민주당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각종 선거운동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2006년 학부를 졸업한 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에 입학해 7년 만인 2014년 2월 석사를 마쳤다.

그런데 일각에선 7년이나 걸린 정 전 대변인의 석사졸업 논문에 대해 ‘수준 이하’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 위협에 대한 미·중·일·한의 정부 반응에 대한 비교: 1,2차 핵실험과 천안함, 연평도 사건 직후의 각국 정부 성명과 브리핑을 중심으로’란 제목의 정 전 대변인의 석사논문이 미국, 중국, 일본, 한국 등 각국 정부 관계자들의 북한 도발 관련 발언들과 언론 보도를 단순히 취합한 것이기 때문이다. 각종 SNS에서는 “명문대 사회과학대학원에서 이 정도 수준의 논문이 7년이나 걸려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논문심사 교수들의 실명까지 열거했다.

발언하는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
발언하는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

살펴보니 지도교수는 김상준 연세대 교수였고 논문심사에 참여한 나머지 두 사람은 문정인, 최종건 교수였다. 현재 최종건 교수는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으로 재임 중이고 문정인 교수는 정년퇴임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특보로 활약 중이다. 현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은 ‘연정(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라인’이 좌우하고 있다.

정 전 대변인은 대학원 재학 중인 2012년 19대 총선 비례대표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민주당 내에서 청년세대 대표주자 중 한사람으로 평가받아왔다. 이처럼 외부활동으로 인해 석사졸업이 늦춰지게 된 정 전 대변인을 문 특보는 대학원 조교로 뽑았고 졸업논문도 통과시켜줬다. 학업에 매진해야할 일반적인 대학원생들 입장에선 명망 높은 교수들의 전폭적 지원을 얻기란 하늘에 별따기에 가깝다.

귀국 중인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뿐만 아니라 문 특보는 정 전 대변인이 하버드대 존 F. 케네디 공공정책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도록 직접 추천서까지 써줬다. 당시 이해찬 민주당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도 정 전 대변인에게 추천서를 써준 것으로 밝혀졌다. 정 전 대변인이 2012년과 2016년 비례대표 순번에서 밀려 국회 입성에 실패하자 문 특보와 이해찬 의원, 박원순 시장이 정 전 대변인의 유학을 도운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정 전 대변인의 국회 진출에 대해 “사실 많은 분들이 정은혜 부대변인을 방송에서만 봤을텐데 사실 문정인 교수의 제자”라며 “참 아이러니컬한 게 문정인 교수가 원래 주미대사로 내정돼 있다가 어떤 사정으로 이수혁 의원이 대사가 되면서 문정인 교수의 제자였던 정은혜 부대변인이 의원직을 승계하는 그런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정 전 대변인은 하버드 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나기 직전 있었던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51%만 있으면 됩니다. 나라를 팔아도 찍어줄 40%가 있기 때문에 그들과 약간의 지지자만 모으면 되겠죠”라고 발언해 파문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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