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23, 대두경조종방사포, 신형 지대지 전술미사일까지 단거리 3종 세트 선보여”
軍 "발사관·유도방식 등 제원 분석 중“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전날 새벽 함경남도 함흥 일대서 단행한 무력시위 관련, "김정은 동지께서 8월 10일 새 무기의 시험사격을 지도하셨다"고 밝혔다. 통신은 무기 명칭이나 특성 등은 언급하지 않은 채 발사 장면 사진만 여러 장 공개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으로, 북한판 전술 지대지 미사일이라는 추정이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전날 새벽 함경남도 함흥 일대서 단행한 무력시위 관련, "김정은 동지께서 8월 10일 새 무기의 시험사격을 지도하셨다"고 밝혔다. 통신은 무기 명칭이나 특성 등은 언급하지 않은 채 발사 장면 사진만 여러 장 공개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으로, 북한판 전술 지대지 미사일이라는 추정이 제기된다(연합뉴스).

북한이 10일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발사한 2발의 단거리 발사체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과 다른 신형 탄도미사일로 에이태킴스(ARACMS, 미국산 전술지대지 미사일)와 외형상 유사하다는 분석을 연합뉴스가 제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이 신형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유도무기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5월 4일부터 약 3개월 동안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과 대구경조종방사포에 이어 신형 전술 지대지 미사일까지 단거리 3종 세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TV는 10일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또 하나의 새로운 무기가 나오게 됐다고 못내 기뻐하시며 커다른 만족을 표시하셨다”고 11일 보도했다. 북한이 정확한 무기의 명칭을 공개하지 않은 채 ‘새로운 무기’라고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과거 북한은 미사일 발사 다음날 무기의 명칭을 공개했다.

당초 우리 군은 이 발사체를 이스칸데르급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기종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북한이 11일 공개한 사진을 보면 KN-23과 다른 신형 탄도미사일로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미사일은 2개의 사각형(박스형) 발사관을 탑재한 무한궤도형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됐다.

전문가들은 연합뉴스에 이 미사일의 동체가 ‘에이태킴스’ 모양의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에이태킴스 전술지대지 미사일은 록히드마틴사에서 지난 1985년부터 개발한 미사일로 무한궤도 차량 위에서 다연장로켓(MLRS) 발사대에 탑재돼 발사된다. 에이태킴스는 속도 마하 3, 길이 4m, 직경 600mm로 사거리가 165km~300km에 이른다. 950개의 자탄을 탑재해 축구장 3~4개 크기의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10일 발사한 미사일은 이보다 크기도 크고 사거리도 긴 것으로 분석됐다. 최대 속도 마하 6.1 이상, 정점고도 약 48km로 400여km를 비행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연합뉴스에 “북한판 전술 지대지 미사일”이라며 “목표물을 타격할 때 탄두에서 자탄이 분산되는 형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자탄은 ‘산포형’의 북한식 표현이다. 북한인 산포형 자탄을 이미 개발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탄두가 자탄형이라며 살상 반경은 에이태킴스와 같거나 그 이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발이 연속으로 동일 표적에 떨어지면 살상능력은 더욱 배가된다고 한다.

만일 탄두가 지하관통형이면 군사시설을 타격할 수도 있다. 함흥에서 대전까지 거리는 약 400km다. 사드(THAAD)가 배치된 경북 성주까지는 약 450km다. 북한이 평양 이남 축선에 이 미사일을 배치하면 남한 전역이 사정권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연합뉴스에 “최근 북한이 발사한 이스칸데르급이나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와는 다른 새로운 단거리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 같다”면서 “핵이 아닌 재래식만으로 한반도 전체를 목표로 억지능력을 달성하기 위한 저비용 고효율의 ‘전갈 꼬리’ 같은 북한판 응징보복체계”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2014년 8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일에 쏘았던 ‘전술로켓탄(일명 KN-10)’의 개량형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당시 이 전술로켓탄은 220km를 비행했다.

김 교수는 “(이번 전술 지대지 미사일은) 북한이 그동안 개발해온 KN-02(사거리 120km), KN-10(220km), 어제 함흥 발사체(450km)로 발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이번에도 미사일일 발사를 참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은 “우리나라의 지형 조건과 주체전법의 요구에 맞게 개발된 새 무기가 기존의 무기체계들과는 또 다른 우월한 전술적 특성을 가진 무기체계”라고 평가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김정은은 북한이 대체로 산악지역이어서 TEL의 은폐·은밀 기동이 유리하다는 특징을 ‘우리나라의 지형 조건’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이 미사일을 처음 공개한 것이어서 발사관 형태, 유도방식, 미사일 크기 등을 토대로 세부 제원을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북한판 전술 지대지 미사일과 유사한 전술 지대지 유도탄을 개발 중인데 전력화 시기는 2020년이다. GPS(인공위성위치정보) 유도 기술을 통해 북한의 장사정포와 미사일 기지 등을 선제타격하는 ‘킬체인’의 핵심 전력이다. 지하 갱도에 숨은 장사정포를 제거할 수 있어 ‘장사정포 킬러’로 불린다.

출처: 연합뉴스

 

●스커드 계열 미사일 대체할 신종 3종 세트

북한이 지난 5월 초부터 잇달아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이번 신형 전술 진대지 탄도미사일 3종 무기체계는 앞으로 스크드 계열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스커드-B/C 계열 미사일은 액체 연료를 사용해 연료 주입 시간이 필요하다. 미사일방어 체계 기술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군사적으로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북한이 발사한 이번 신형 3종 무기는 모두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공통점이 있다. 고체 연료는 따로 연료 충전 시간이 필요 없어 신속 발사가 가능하다. 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하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

또한 이들 3종 무기는 모두 저고도로 200~600km를 비행할 수 있다.

김동엽 교수는 연합뉴스에 “3종 무기는 사거리가 조금 길어지면서 고도는 낮아지고 속도는 빨라졌다는 점, 모두 고체연료에 이동식 발사차량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발사 시간 단축과 발사 원점의 다양화로 한미 정보자산의 탐지 및 킬체인(선제타격)을 어렵게 한다”며 “우리의 3축 체계에 대응하는 3종 세트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은 11일 담화에서 “그렇게도 안보를 잘 챙기는 청와대이니 새벽잠을 제대로 자기는 코집(콧집)이 글렀다”며 추가 무력시위 가능성을 시사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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