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 이 내정자의 지난해 발언 상세히 보도...주미 영국대사 사퇴 사실과 함께 비중있게 다뤄
외교적 난제 수두룩한 文대통령이 트럼프 비난한 인물 내세운 것에 주목하는 듯

미국 언론이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대신 주미(駐美)대사에 임명된 이수혁 주미대사 내정자(더불어민주당 의원)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일컬어 “표리부동(treacherous)”하다고 평가한 것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바로 얼마 전 미국 주재 영국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해 중도 사퇴했던 사실도 함께 거론했다.

AFP통신과 CBS뉴스 등은 9일(현지시간) ‘한국의 신임 주미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표리부동하다고 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내정자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 내정자는 지난해 국내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는 비즈니스를 했기 때문에 표리부동하고 마음에 없는 말도 한다”며 “솔직히 정말 마음에 안 든다”고 평가했다.

주요 외신은 이 내정자가 2000년대 북핵 6자회담의 한국 측 대표를 역임한 직업 외교관 출신이라는 점 등을 상세히 알리며 앞으로 한미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만들 책임을 맡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앞서 내용과 같이 이 내정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 전력이 있다며 최근 킴 대럭(Kim Darroch) 미국 주재 영국대사가 중도 사퇴한 사실과 함께 나란히 조명했다.

출처: AFP연합뉴스
출처: AFP연합뉴스

2016년 1월 취임한 대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투르고 불안정한 인물’이며 현재 백악관은 ‘전례없을 정도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본국에 보고한 내용이 지난달 6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에 의해 폭로된 것을 계기로 자진 사퇴했다. 이에 격노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럭 대사를 매우 멍청하고 “이상한(wacky)” 사람이라 비난하며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기 때문이다.

해당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한미방위비 협상 등에서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데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아베 일본 총리와 훨씬 더 친밀한 관계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외신들은 문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 인물을 주미대사라는 중책에 임명했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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