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으로 적자 내는 한전, 6000억짜리 대학 짓는다...문재인 대선 공약 이행하나?
탈원전으로 적자 내는 한전, 6000억짜리 대학 짓는다...문재인 대선 공약 이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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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비용 5000억~7000억, 운영비 매년 600억...한전이 우선 부담하고 지자체 후속 지원
소액주주들 "탈원전으로 적자 난 상황에서,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만으로 강행하나"
학생 없어 5년 내 대학 80여 곳 문 닫아야 하는 상황...대선 때마다 공기업 대학 설립 남발 우려
한전 나주 본사
한전 본사 (나주)

 

탈원전 정책으로 적자를 내는 한국전력이 나주에 한전공대를 설립하기로 8일 의결했다.

한국전력은 이날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이사회를 열어 '한전공대 설립 기본계획안'을 통과시켰다. 한전공대는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본격 추진된다. 이에 대해 한전 소액주주들은 "한전이 탈원전 정책으로 적자가 난 상황에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라는 이유만으로 한전공대가 설립되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반발했다. 한전공대 설립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월 나주 한전 본사를 방문했을 때 대선 공약으로 채택한 것이다. 지역 표를 겨냥한 공약이었다.

이사회를 통과한 한전공대 설립기본계획은 오는 13일 열리는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한전공대 설립을 위한 재정 약 5000억~7000억원은 한전이 우선 부담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후속 지원을 한다. 한전은 이날 한전공대 설립에 우선 600억원을 출연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한전 관계자는 “공대 설립비용은 한전이 우선 부담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후속지원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학교법인 설립 등 초기사업 추진을 위해 600억원을 1차 출연했다"며 "추후 단계별로 추가자금을 출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전은 이번에도 기본계획안 상세 내용의 비공개 방침을 유지했다. 한전은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공개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 혈세 외에는 재정마련에 대한 뚜렷한 해결안이 없는 상황에서 논란을 피하기 위한 지연책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전공대에는 5000억∼7000억원의 설립비용과 매년 600억원 이상의 운영비용이 예상된다. 하지만 한전은 탈원전으로 지난해 6년 만에 적자(4138억원)를 냈고, 올 1분기에는 629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발전단가가 저렴한 원전 대신 발전단가가 비싼 LNG(액화천연가스)와 신재생을 늘린 것이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전의 재무 상태에서 대학을 설립한다면 국민세금 과잉투입의 결과만을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한전공대 들어설 나주시 부영CC 일원
한전공대 들어설 나주시 부영CC 일원

주주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장병천 한전 소액주주행동 대표는 "한전이 탈원전정책으로 적자를 보고 있는데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한전공대 설립에 7000억원을 투입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2022년 대선에 맞춰 개교하는 것만 봐도 한전공대는 대통령 공약 이행의 맞춤표"라고 했다. 그는 "한전공대에 들어가는 비용과 관련해서도 한국전력 이사들에게 배임 등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한전 이사회는 김종갑 한전 사장 외 이정희 한전 상임감사위원 등 상임이사 7명과 이사회 의장인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 등 비상임이사 8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한전 결정은 교육부가 사립대 설립자들에게 대학 재산 일부를 돌려주는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대학 숫자를 줄여야 한다고 발표한 이틀 뒤 나왔다. 학생이 모자라 5년 내 대학 80여 곳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는데 한전은 신규 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전국 대학엔 전기·에너지 관련 학과도 대부분 개설돼 있다.

이번 문재인 정부의 선례로, 앞으로 대선 때마다 수자원공사는 수리공학대학, 도로공사는 교통대학, 가스공사는 가스대학을 만들어야 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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