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선진화법' 위반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징역은 10년, 500만원 이상 벌금은 5년간 공직선거 출마금지
경찰, 앞선 출석요구에 불응한 한국당 의원 17명에 대해 재차 출석요구
경찰, 한국당 소속 의원 4명 개별적으로 출석 의사 확인 중
한국당, 경찰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지만 ‘뽀족한’ 수 없어
‘동물 국회' 방지 장치로 알려진 ‘국회선진화법’에 의해 내년 총선 못 나올 수도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사태' 과정에서 몸싸움 벌이는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사태' 과정에서 몸싸움 벌이는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 관련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추가로 국회의원들의 출석을 요구함에 따라 9일 경찰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한국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추가로 영상 분석을 마친 국회의원 12명(더불어민주당 6명, 자유한국당 6명)에 대해 소환통보를 마쳤다고 8일 밝혔다. 

소환 대상자 중에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이달 19일, 강병원·우원식 의원은 20일, 김성환 의원은 21일, 박찬대 의원은 22일, 박광온 의원은 23일 경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앞선 출석요구에 불응한 한국당 의원 17명에 대해서 재차 출석요구가 이루어졌다. 재차 소환 요구를 받은 17명 중에 2번째 출석 요구서를 받은 한국당 의원이 8명이고 3차 요구서를 받은 의원은 9명이다.

경찰은 이와는 별도로 3차 출석 요구서를 받고도 기한 내 출석하지 않은 한국당 소속 엄용수, 여상규, 정갑윤, 이양수 의원 등 4명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접촉해 출석 의사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앞서 5일 기자간담회에서 "3회 출석을 요구받고 출석 시한인 2일까지 출석 안 한 국회의원은 4명"이라며 "이분들에 대해서는 개별 의원별로 직접 출석 의사를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지금까지) 한국당 의원들에게는 출석요구서만 보냈고 접촉한 적이 없었다"면서 "보강 수사 필요성 등을 살펴보고 다음 단계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경찰은 피고소·고발인이 출석요구에 3회 불응하면 신병 확보를 위해 강제수사 방안을 검토한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단순 경찰 사건과 달리 내년 총선과 연관돼 있다. 따라서 경찰은 정치적 파장을 고려해 먼저 국회의원들의 출석 의사를 확인하고 향후 대응 방법을 정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패스트트랙 고발 사건으로 경찰의 수사 대상이 된 현역 국회의원은 총 109명이고, 경찰은 지금까지 48명에게 소환 통보했다. 민주당 의원 13명, 정의당 의원 2명 등 15명은 경찰에 나와 조사를 마쳤다. 다른 민주당 의원 2명은 이달 중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당 의원들은 민주당의 강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3일 ‘패스트트랙 사태’와 관련 수사 대상이 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피고발인 신분으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하면서 “우선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에 한 말씀 드리겠다”며 “자유한국당 의원님들께서는 국회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셨다. 그리고 지금은 경찰 조사 자체를 또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회의원은 경찰이 사법 체계에서 수사기관에서 부를 때 안 와도 되느냐. 빨리 와서 조사받으라”고 주장하면서 “경찰도 빨리 후속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한국당과 경찰을 압박했다.  

한국당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강경하게 경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지만 ‘뽀족한’ 수가 없다는 게 고민의 핵심이다. ‘동물 국회' 방지 장치로 알려진 국회법 제166조에 의거 국회 회의를 방해하는 행위로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하면 최소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 진다. 공직선거법 제19조 4항은 국회법 제166조에 따른 처벌을 받은 경우 징역형은 형 집행 종료 후 10년간,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은 형 확정 후 5년간 공직 선거 출마를 금지하고 있다. 

핵심 한국당 관계자는 ‘패스트트랙 사태’에 연루된 당 소속 의원들이 표현은 하고 있지 않지만 속으로 불안해하고 있는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패스트트랙 사태’와 관련해 고발된 한국당 소속 의원 보좌관들은 자신들이 ‘희생양’이 되는 것은 아닌지 초조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광명 기자 ckm181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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