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尹, 과거 '악연' 때문인지 시종일관 굳은 표정...黃, 작심한듯 尹에 뼈아픈 일침
黃 "검찰 인사가 한쪽으로 편향...특정 영역의 중요 보직을 특정 검사들이 맡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
尹, 정면 대응 피하는 모습..."앞으로도 검찰에 대해 깊은 관심과 배려 가져주시고 많이 도와주셨으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국회에서 만난 모습. 두 사람 모두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국회에서 만난 모습. 두 사람 모두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전 취임 인사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았다. 두 사람은 세간의 '불편한 조우'라는 평처럼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서로를 대했다.

윤석열 총장은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댓글수사팀장이던 지난 2013년,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황교안 대표와 사건 처리를 두고 극심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두 사람의 이날 만남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황 대표는 작심한 듯 윤 총장에게 뼈아픈 일침을 가했다. 그는 "임명 축하한다"고 짧게 말한 뒤 "검찰 인사가 한쪽으로 치우쳐 편향됐다"며 "검찰에서 특정 영역의 중요한 보직을 특정 검사들이 맡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또 "검찰은 수사 기관만이 아니라 준사법기관으로, 국민의 인권을 국가가 지켜줄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며 "그런 점에서 균형 있는 인사가 필요한데 이번 인사 결과를 보면 편향적인, 한쪽으로 치우친 인사가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고 했다.

황 대표는 아울러 "형법에는 개인적 법익을 해하는 죄, 사회적 법익을 해하는 죄, 국가적 법익을 해하는 죄 등 세 종류의 범죄 영역이 있다"며 "이에 맞는 인사들이 배치돼야 하기 때문에 유념하셔야 할 것 같다"며 "윤 총장 취임 후 단행된 검찰 인사를 거듭 비판했다.

황 대표의 이날 비판은 윤 총장 취임 뒤 이뤄진 고위·중간간부급 검사 인사를 두고 '편향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편향성'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는 이전 정부를 겨냥한 소위 '적폐수사' 담당 검사 등 윤 총장과 함께 일한 수사 검사들은 주요 보직에 발탁된 반면, '환경부 블랙리스트' 등 현 정권을 수사한 검사 등은 한직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우리 당에서 문제를 제기해 고소·고발한 사건들이 70여 건이 된다고 한다"며 "그 중 극히 일부만 처리됐고 나머지는 사실상 유야무야 됐다는 얘기를 들어서 공정한 수사가 된 것인지 우려가 적지 않다"고 했다. 이어 "윤 총장이 취임하셨으니 이를 면밀히 살펴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황 대표의 날선 비판에 윤 총장은 의도적으로 정면 대응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황 대표는 윤 총장의 검찰 선배이자, 박근혜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 출신이다. 한국당의 상징색인 붉은 계열의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윤 총장은 "지금은 공당의 대표지만 검찰의 대선배이신 대표님께서 검찰에 늘 깊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좋은 지적을 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 총장은 "지적해주신 말씀은 저희가 검찰 업무를 처리하는 데 신중히 받아들여 잘 반영하겠다"며 "앞으로도 검찰에 대해 깊은 관심과 배려를 가져주시고 많이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에 "검찰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최근 일을 열심히 하고 역량 있는 검사들이 검찰 조직을 많이 떠나고 있다고 해서 안타깝다. 총장께서 이 부분을 잘 관리해 흔들리지 않게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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