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美국방 “핵심은 외교의 문 열어놓는 것...과민반응 않겠다”
강경 매파 볼튼 보좌관도 “北 합의한 것은 ICBM 발사 유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시해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북한의 최근 무력 도발에 대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닌 단거리 미사일에 불과하다’며 묵인하는 발언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를 지속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 가운데 정작 북한 미사일이 타깃 목표로 삼은 한국의 안보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지난달 좋은 만남을 가졌다”며 “우리는 이것들(미사일 발사)에 과민반응을 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호주 방문을 마친 후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은 북한을 면밀히 감시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스퍼 장관의 이날 발언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김정은이 시험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들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일지는 모르지만 싱가포르 미북 협상의 위반은 아니라며 김정은을 두둔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에스퍼 장관은 북한이 전날 황해남도에서 발사한 발사체에 대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핵심은 북한과 외교를 위한 문을 열어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한국과 향후 연합훈련 변경에 대한 계획이 없다”며 “지난해 양국 정상들의 회담 이후 연합훈련을 조정했으며 아직 그것을 따르고 있고 이는 외교의 문을 열어놓기 위해서”라고 했다.

다만 “미국은 준비태세를 유지해야 하고 우리가 준비돼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스퍼 장관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 파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그런 유형의 정보 공유를 계속하도록 권장하고 싶다”며 “지소미아는 북한에 대한 공동 방어의 핵심”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양국이 갈등과 관련한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북한문제와 중국문제에 집중하자고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북한의 무력 도발을 감싸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볼튼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더 긴 사거리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트럼프 대통령과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상황을 아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볼튼 보좌관은 "최근의 실험은 관련 미사일을 완전하게 작동시키기 위한 일련의 시험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는 “한국과의 파트너십에 따른 것”이라며 “북한은 훈련을 지속해 왔고 축소하지 않았으며 북한은 불평할 것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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