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시험횟수에 비해 성공률 이례적으로 높아...자체 역설계 아닌 러시아 기술 제휴 가능성 높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러시아가 직접 기술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발사 횟수에 비해 성공률이 이례적으로 높다는 이유였다.

독일의 미사일 북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는 “최근 북한이 공개한 신형 무기들은 모두 시험 횟수에 비해 상당한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며 “자체 역설계가 아닌 러시아의 직접 기술 제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5월 처음 공개한 뒤 단 3차례 만에 비행 시험발사에 성공한 ‘KN-23’은 저고도 활공비행을 하는 특성 때문에 러시아가 2000년대 초반 개발한 최신형 이스칸데르 미사일 SS-26을 북한이 제3국에서 수입해 역설계했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러나 실러 박사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러시아 이스칸데르 SS-26의 경우 러시아가 1990년대 개발을 시작해 실전에 투입하기까지 약 15년이 걸렸다”며 “이에 비해 북한의 실험 횟수는 턱없이 적으며, 따라서 러시아가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 개발에 직접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실러 박사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앤 글로벌 시큐리티’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 등은 탄도미사일 개발 성공까지 최소 10회 이상 비행 실험을 했다. 그러나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 등 최신 무기체계 비행 실험이 모두 10회 미만이었다. 이에 대해 실러 박사는 “미사일 개발 사상 유례가 없는 통계”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뿐만 아니라 최근 공개한 신형 무기 전반에 걸쳐 러시아의 직접적인 기술 유입이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토머스 카라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국장도 VOA에 “북한은 200년대부터 다양한 미사일 기술을 선보이고 있으며 외부로부터 상당 수준의 직접적인 기술 제휴 없이 자체 역량만으로 개발에 성공했을 것으로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최근 북한의 신형 미사일을 포함해 북한의 미사일이 러시아로부터 왔다는 정황 증거는 여러 차례 포착됐다”면서도 “북러 사이에 구체적으로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의 기술 제휴가 이뤄졌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러시아의 직접 기술 제휴 가능성은 미국 학계에서도 논쟁적인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1957년 세계 최초 인공위성인 스프투닉 1호 발사에 성공하자 미국은 독일의 미사일 엔지니어들이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고 오판했지만 실제로는 러시아가 스스로 개발한 사례를 들며, 북한이 자체적으로 개발할 역량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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