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만에 공식 입장 밝혀...“현재 日韓관계 최대 문제 국가 간 약속 준수에 대한 신뢰문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위령식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위령식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6일 “한국이 일방적으로 한일 청구권협정을 위반 행위를 하고 국교 정상화의 기반이 된 국제조약을 깼다”고 말했다.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 배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된 지 나흘 만에 공식적으로 한일관계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히로시마에서 열린 ‘원폭의 날’ 평화기념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9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과 9월말 유엔 총회, 10월 일왕 즉위식 등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아베 총리는 “(언급된 행사들에) 문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이야기는 아직 못 들었다”며 “(문 대통령이) 청구권 협정을 비롯해 국가 간 관계의 근본이 되는 약속을 먼저 지키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현재 일본과 한국 관계에서 최대의 문제는 국가 간 약속 준수에 대한 신뢰문제”라며 “국제법에 기초해 우리(일본)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하며 적절한 대응을 한국에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약속을 지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해 한국과의 정상회담에 부정적인 뜻을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도통신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관계 악화의 발단이 된 징용소송 문제를 한국 정부가 먼저 해결하라고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촉구한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위령식에서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새로운 레이와(令和)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 군축을 둘러싸고 각국의 입장차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일본은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해 비핵 3원칙을 견지하면서 핵무기 보유국과 비보유국 간의 가교로서 국제 사회의 (비핵) 노력을 주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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