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누신 美재무장관 “트럼프 대통령 권한으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결정”...25년만에 재지정

대화 나누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7월31일 중국 상하이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오른쪽)와 만난 스티븐 므누신(가운데) 미국 재무장관 [EPA=연합뉴스]
대화 나누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7월31일 중국 상하이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오른쪽)와 만난 스티븐 므누신(가운데) 미국 재무장관 [EPA=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 명단에 올린 것은 1994년 이후 처음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 스티븐 므누신 장관은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의 불공정 경쟁을 제거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이 문제를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으로 중국이 환율 조작국이라는 것을 오늘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중국은 외환시장에서 지속적이고 큰 규모의 개입을 통해 통화가치 절하를 용이하게 해온 오랜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날 '1달러=7위안'의 공식을 깨뜨렸다.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 현상이 나타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5월 이후 11년 만이다. 중국 위엔화의 1.4% 절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9월 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3천억 달러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지 하루 만에 나왔다. 이후 중국은 미국의 농산물 구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더욱 악화시켰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달러 가치는 급격하게 낮아졌고 금값시세는 가파르게 증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역사상 거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며 "그것은 환율 조작이라고 불린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연방준비제도도 듣고 있냐"며 연준의 통화 관리 정책에 대한 불만을 재차 표시한 뒤 "이것(중국의 환율조작)은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을 매우 약화할 중대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5일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을 6.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후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은 7위안을 넘었다. 역외 거래에서 7.1위안 이상으로 오르기도 했다. 위원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6일 오전 0시 15분(베이징 시각)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중국의 관련 기업들이 미국 농산물 구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8월 3일 이후 구매한 미국 농산물에 관세부과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 농산물 구매 중단 기간이나 관세가 부과될 수도 있는 미국 농산물 수입 규모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10% 추가 관세 부과 예고에 대한 대응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상무부는 “3000억 달러 어치 중국한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미국의 발표는 미중 정상의 오사카 회담 합의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간 추가 관세부과 중단과 무역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시 주석은 중국이 미국 농산물을 구매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달 1일(미국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일부터 3000억 달러(약 360조 1000억 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이미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고 있다. 앞으로 3000억 달러 어치 중국 제품에 관세를 추가 부과하면 사실상 거의 모든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