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장관, 3일 산자부 공식 SNS에 올라온 선전물 공유...주말 내내 파문 일자 뒤늦게 삭제해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IMF 금 모으기 운동 떠올리며 민족감정 고취시키려다 역풍 일어
시민들 “일 터지니 민족 팔고 국민 뒤로 숨지 마라” 반발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페이스북 등 각종 SNS 계정을 통해 IMF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을 벌였던 민족정신을 전 세계에 다시 보이자며 선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SNS 캡처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SNS 캡처

지난 3일 산자부는 “일본 조치, 이겨낼 수 있어!”라는 제목의 공식 선전물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조치가 있었던 2일 대국민담화에서 밝힌 입장과 동일한 내용으로 한일갈등의 모든 책임이 일본 정부에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의 일방적 조치에도 한국이 굴복하지 않고 버티면서 살 길 찾으면 이길 수 있다는 대(對)국민메시지다.

그런데 산자부가 IMF 외환위기 때의 금 모으기 운동을 선전해 주말 내내 파문이 일었다. 선전물은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고 물으며 민족감정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이어 “IMF 외환위기 때 결혼반지, 돌반지 팔아 단시간 내에 외채를 갚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국민 아닙니까?라고 자문자답(自問自答)했다.

그러면서 이번 한일갈등까지 겹쳐 한국 경제가 위태롭더라도 견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자부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보여줄 기회입니다”라고 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산자부 공식 계정에 올라온 해당 선전물을 본인 계정에 공유하기까지 했다.

여론의 반응은 급속히 악화됐다. 시민들은 산자부와 성 장관이 올린 선전물을 질타했다. 인터넷에 게재된 해당 선전물은 네티즌들의 부정적 댓글들로 메워졌다.

시민들은 “사고는 제 놈들이 치고 책임은 국민이 지라고 하네”, “중기부 장관 박영선의 일본 아파트 먼저 팔고, 이해찬이 사케 마실 돈 있으면 기부하라고 해”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민족감정을 자극하려는 산자부 선전물의 의도를 정확히 지적한 댓글도 달렸다. 한 네티즌은 “일이 터지니 민족 팔고 국민 뒤로 숨지 마라”라며 “치밀하게 준비해왔다면서 내놓는 게 겨우 이거냐”고 분노했다.

산업자원통상부 공식 SNS 캡처
산업자원통상부 공식 SNS 캡처

장문(長文)의 댓글로 격식을 차린 어느 네티즌도 “산업부 공식계정에서 외환위기 때의 금 모으기 운동과 지금 상황을 비유한 그래픽을 만들고 올리는 게 적절한가요?”라고 물으며 “국민들이 흥분해서 뭐라도 하려는 상황에서 중심을 잡고 차분하게 올바른 방향으로 대응을 할 산업부가, 또 국민으로 하여금 신중하게 행동할 것을 유도해야 하는 산업부에서 이런 내용으로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는 것은 매우 유감입니다”라고 점잖게 꾸짖었다.

산업자원통상부 공식 SNS 캡처
산업자원통상부 공식 SNS 캡처

파문이 급속히 확산되자 성 장관과 산자부는 해당 선전물을 삭제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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