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설훈 “광복절에 韓日군사정보협정 파기하자”...외교적 고립 자초와 韓美동맹 악영향도 외면하나?
與설훈 “광복절에 韓日군사정보협정 파기하자”...외교적 고립 자초와 韓美동맹 악영향도 외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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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與, 지소미아 파기 통해 日과 외교갈등 새 국면 노려
외교家, “지소미아는 美유도 카드”...美가 따라주지 않으면 韓의 외교적 고립 자초 우려
실리적 해법 모색해도 늦은 시점에 설훈, “광복절에 지소미아 파기해 南北 함께 日에 대응하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오후(현지시간)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했다./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이 최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가능성을 잇따라 언급하고 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심사 명단) ‘한국 배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소미아는 일본보다 미국과의 동맹에 직결되므로 한·미 간 공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5일 정부에 ‘지소미아 파기’를 주문했다.

설 위원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지소미아는 전범 국가 일본이 다시 군대를 보유할 수 있게 하는 국제적 여론 때문에 추진된 것”이라며 정부는 당장 지소미아를 파기하길 주문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이 한국을 안보 파트너로서 불신하고 부정했기 때문에 지소미아를 유지할 사유가 없다”면서 “패전일인 8월 15일에 일본에 통지서를 보내 우리 국민의 뜻과 경고의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 위원은 또 "우리가 일본의 경제침략 전쟁으로부터 승리하려면 무엇보다 전 민족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남북이 위안부 피해를 공동 조사하고 협력하는 방안을 북에 제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일본이 한국을 적으로 간주하고 감행하는 오늘의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남북이 협력할 경우 일본에 맞서는 과정에서 민족이 하나 되는 그날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여당 지도부가 공개 석상에서 정부에 지소미아 파기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정부와 여권 내에서 지소미아 파기는 일본에 대한 대응책으로 수차례 언급된 바 있다. 외교 갈등에 새 국면을 제시하기보다 갈등을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지만, 여권은 이미 반일(反日) 선동을 총선까지 끌고 가 표몰이에 활용하겠다는 민낯을 드러냈다. 이날 설훈 위원의 발언도 이 같은 여권 내 기류를 타고 나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경화 장관은 지난 2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일본이 우리 안보 문제를 거론하면서 조처를 한 만큼 한·일 간 안보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지소미아를 포함해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리고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현종 차장도 같은 날 “우리에 대한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일본과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게 맞는 것인지 검토하겠다”라며 지소미아 파기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해찬 대표 등 여당 인사들은 지소미아 파기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정부·여당이 노리는 건 지소미아 파기를 꾸준히 시사해 한·일 외교 갈등에 미국의 중재를 유도해내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따라주지 않을 경우 한국은 외교적 고립만 자초하게 될 수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지소미아 파기는 일본이 쳐놓은 덫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주요 동맹국인 한·일과 함께 동북아 안보환경을 위해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본 역시 같은 일환에서 연장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은 한·일 갈등에 관해선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방침을 내보이고 있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며 중간에 끼어드는 건 긍정적이지 않다는 반응도 나왔다. 강 장관이 지난 2일 방콕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지소미아 파기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선 아무 대답도 없었다.

외교가에선 지소미아 파기를 통해 손해 보는 건 당사자 한국뿐이란 우려가 지배적이다. 지소미아는 당초 한·미·일 삼각체제를 구축해 동북아 안보환경을 주도한다는 미국의 전략적 포석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의 동맹을 상징하는 지소미아를 대일(對日) 카드로 활용하는 건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함께 지소미아 파기론(論)은 일본이 아닌 미국과의 ‘위험한 줄타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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