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대 트루스 포럼' 서울대 캠퍼스에 '조국 교수님, 그냥 정치를 하시기 바랍니다' 대자보 붙여
법무장관 유력한 조국 전 민정수석의 서울대 교수 복직 강력 비판...'내로남불의 화신'
조 전 수석이 법학자로서의 '앙가주망'이라 합리화하자 서울대 학생들 "형사 재판도 안해본 사람이 무슨 소리인가"라며 비판해
조 전 수석의 연구주제도 대부분 음란성 판정 기준, 학교체벌 허용 여부, 간통죄 관련 문제 등으로 민정수석 업무와 거리 멀어
서울대 트루스 포럼, 조 전 수석이 교수직 사퇴 않으면 '사퇴 촉구하는 서울대인 모임' 결성하겠다고 선언

출처: '서울대 트루스 포럼' 페이스북 캡처
출처: '서울대 트루스 포럼' 페이스북 캡처

서울대 학생들이 학교로 다시 복직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향해 정면 대응을 선언했다. 교수들의 정치 참여를 두고 결백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며 상대 교수들을 비난했던 조 전 수석의 '내로남불'에 학생들까지 나선 것이다. 조 전 수석은 가장 유력한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다.

'서울대 트루스 포럼'은 지난 2일 오후 '조국 교수님, 그냥 정치를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서울대 캠퍼스 내 주요 길목 여러 곳에 게시했다.

학생들은 "폴리페서를 스스로 비판하신 교수님께서 자신에 대해 그렇게 관대하시니 놀라울 뿐입니다"라며 "내로남불의 화신이라는 소리를 들으시면서까지 구차하게 학생들 앞에 서시겠습니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 전 수석은 2004년 서울대 대학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교수들이 공직진출을 위해 자리를 오래 비워 학교와 학생들에게 피해를 끼친다며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조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2년 2개월 가량 마친 뒤 복직하면서 자신의 경우는 '앙가주망'이었다고 합리화했다. 지식인의 마땅한 '현실참여'였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학생들은 조 전 수석에게 "내로남불의 화신", "구차하게 학생들 앞에 서시겠습니까?"라고 비판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SNU Life)'에는 지난 몇일간 조 전 수석의 말이 궤변이라며 비난하는 학생들의 글이 연이어 올라오기도 했다.

학생들은 조 전 수석이 형법 전공 교수인 자신에게 민정수석 자리는 업무의 연장, 즉 의미있는 실무 경험이었다는 식으로 말하자 '휴직과 복직이라는 실무를 익혔단 말인가', '형사 재판도 안해본 사람이 무슨 소리인가' 등의 날선 비판을 가했다.

실제로 조 전 수석은 법학자로서 민정수석이라는 자리와 관련성을 찾기 어려운 논문들을 발표해왔다. 그가 자신의 프로필에 소개한 논문들은 검경 수사권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무부 혁신, 공정한 형사사법체계 구성 등과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주제의 연구들로 주로 음란성 판정 기준 문제, 학교체벌의 허용 여부, 간통죄 관련 문제 등에 대한 것들이다.

출처: '서울대 트루스 포럼' 페이스북 캡처
출처: '서울대 트루스 포럼' 페이스북 캡처

트루스 포럼은 조 전 수석에게 "교육자로서 너무나 편협한 역사관을 갖고 계십니다"라며 "이제 교직은 내려두시고 정치를 하시기 바랍니다"라고 했다.

학생들은 "아직도 죽창가를 운운하시고 한일기본관계조약에 대해 교수님과 다른 의견을 갖는 분들을 친일파로 매도하시며 반일 선동에 앞장 서시는 모습"을 보인 조 전 수석에 대해 "서울대에서 법학교육을 담당하시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학생들은 조 전 수석을 향해 "아마도 맡게 되실 법무부장관의 직에서 행하시는 모든 일들은 정치적인 책임과 함께 역사적 판단 앞에 서게 될 것을 상기하시라"며 "(교수직)사퇴를 촉구하는 서울대인 모임을 결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끝으로 학생들은 정희성 시인의 '답청'이란 시를 페이스북에 올린 조 전 수석에게 "맞으면서 가시려거든 교수님을 향한 실망과 우려와 비판이 어느 정도인지 명확히 확인하고 가시기 바랍니다"라며 조 전 수석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못지 않은 한가로운 감성놀음에 응수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아래는 '서울대 트루스 포럼' 학생들의 해당 전문(全文)이다.

                   <조국 교수님, 그냥 정치를 하시기 바랍니다.>

1. 스스로의 말씀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교수가 정치권과 관계를 맺거나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경우에도 지켜야 할 금도는 있을 것입니다. 폴리페서를 스스로 비판하신 교수님께서 자신에 대해 그렇게 관대하시니 놀라울 뿐입니다. 내로남불의 화신이라는 소리를 들으시면서까지 구차하게 학생들 앞에 서시겠습니까?

2. 교육자로서 너무나 편협한 역사관을 갖고 계십니다.

사노맹사건에 가담하셨던 교수님께서 아직도 죽창가를 운운하시고 한일기본관계조약에 대해 교수님과 다른 의견을 갖는 분들을 친일파로 매도하시며 반일 선동에 앞장 서시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친일파가 미국에 빌붙어 세운 부정한 나라고 자본주의는 1%가 99%를 착취하는 시스템이라는 지극히 편협하고 위험한 역사인식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계십니다.

이런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계신 교수님께서 그동안 후학들에게 미쳤을 영향을 생각하니 경악스럽습니다. 우리는 교수님께서 서울대에서 법학교육을 담당하시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교직은 내려두시고 정치를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 민정수석의 자리에서 하신 일들과 아마도 맡게 되실 법무부장관의 직에서 행하시는 모든 일들은 정치적인 책임과 함께 역사적 판단 앞에 서게 될 것을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3. 조국 교수님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울대인 모임을 결성합니다.

스스로 사퇴하지 않으신다면 뜻을 함께하는 재학생 동문들과 함께 적절한 대응을 준비하겠습니다. 맞으면서 가시려거든 교수님을 향한 실망과 우려와 비판이 어느 정도인지 명확히 확인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이에 함께하실 서울대 재학생과 동문 및 교직원, 교수님들께서는 아래 링크에 등록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대 트루스포럼

서울대 트루스포럼 법대동문회

트루스포럼 서울대 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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