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 지도...고도억제 비행성능, 궤도조종능력, 목표 명중성 검열 목적”

북한이 지난 2일 김정은의 지도 하에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다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하며 공개한 사진.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김정은의 시험사격 지도 모습.
북한이 지난 2일 김정은의 지도 하에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다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하며 공개한 사진.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김정은의 시험사격 지도 모습.

북한이 지난 2일 김정은의 지도 하에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고 3일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이 지난달 31일에 이어 지난 2일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가운데 북한이 새로 개발한 방사포를 발사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8월 2일 새벽 새로 개발한 대구경조종방사포의 시험사격을 또다시 지도하셨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시험사격은 대구경조종방사탄의 고도억제 비행성능과 궤도조종능력 및 목표 명중성을 검열할 목적으로 진행되었다”며 “시험사격을 통해 목적한 조종방사탄의 고도억제 수평비행성능과 궤도변칙 능력, 목표 명중성, 전투부폭발 위력이 만족스럽게 확증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통신은 김정은이 “화력진지에 나가시어 포차의 전투전개시간을 측정하시며 대구경조종방사포체계의 운영방식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하시고 감시소에서 시험사격을 지도하시었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 동지께서는 우리당이 구상하고 그처럼 바라던 또 하나의 주체무기가 태어났다고 시험사격 결과에 대만족을 표시하시면서 국방과학 부문의 지도간부들과 과학자, 기술자, 노동계급의 수고를 높이 치하하시었다”고 했다.

이번 시험사격에는 리병철, 유진, 김정식 등 노동당 제1부부장 및 부부장과 장창하, 전일호 등 국방과학 부문 간부들이 참석했다.

한편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발사와 관련해 지난 2일 “북한이 함경남도 영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단거리 발사체를 2회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군 당국은 이들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북한이 발사한 것과 유사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했다.

군 당국은 2일 북한 발사체의 비행속도를 마하 6.9로 분석했다. 이는 탄도미사일과 유사하며 방사포로 보기에는 너무 빠른 속도라는 것이 군 전문가들의 설명이었다.

군 당국은 지난달 31일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한 데 이어 지난 2일 발사체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으나 북한이 두 번 모두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 발사였다고 발표함에 따라 북한 발사체의 제원과 한국군 정보 수집 및 판단의 정확성을 둘러싼 논란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북한이 이틀 만에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미, 대남 협상용을 넘어 중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미국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에 실망한 북한이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욱 한국 국립외교연구원 교수는 2일 북한이 일주일여 만에 3차례나 도발에 나선 것을 단순히 대미, 대남 압박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은 중국이 어느 정도 미국의 대북제재까지도 위반을 해가면서 무엇인가 북한을 도와주길 원했지만 중국은 아마 그 정도의 의지는 없었을 것”이라며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 이후 북한의 중국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지만 중국의 속내는 달랐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상황을 이용해 미국과의 무역 문제를 풀어나갈 지렛대로 삼을 목적이었지 미국 중심의 국제적 대북제재를 어기면서까지 북한을 도우려 한 것을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결국 미국에 보다 유리한 협상안을 가져오라는 압박이자 한미연합군사훈련과 한국 군의 전력 증강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를 지닌 군사적 도발”이라고 분석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정부가 모두 크게 저지하지 않는 만큼 북한으로서는 부담 없이 미사일을 발사할 여건까지 마련한 셈”이라며 “한미훈련이 종료되면 미북 실무협상을 재개될 것이고 그 전까지 북한은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추가 도발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북한의 의도적 도발에 크게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북한 미사일 발사의 심각성과 안보 태세의 중요성은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한범 한국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미국과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지만 신형 무기 개발을 위한 시험을 계속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을 발사한 후 핵 무력의 완성을 주장하며 지난 1년 이상 무기 훈련 등을 노출하지 않았다. 따라서 최근의 무력도발은 기존의 무기체계 검증이나 신형 무기 개발을 위한 시험발사일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조 연구원은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는 시점에 미북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지 못하면 북한의 도발 수위도 높아질 것”이라며 “비행거리가 900여km로 추정되는 개량형 스커드 미사일과 사거리 1400km로 일본과 베이징을 타격할 수 있는 노동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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