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활 칼럼] 문재인式 시대착오적 반일(反日)의 처참한 후폭풍
[권순활 칼럼] 문재인式 시대착오적 반일(反日)의 처참한 후폭풍
  • 권순활 논설주간
    프로필사진

    권순활 논설주간

    이메일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최초승인 2019.08.03 05:42:24
  • 최종수정 2019.08.11 09:43
  • 댓글 2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 韓日 갈등 격화의 1차적 책임은 아베가 아니라 문재인에 있다
文의 '정신승리적 호언장담'에 동조하는 사업가-지식인 거의 없어
대한민국 국익에 치명적 해악 미친 文대통령을 어떻게 해야 하나
권순활 논설주간
권순활 논설주간

이달 2일 한국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개장과 동시에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일본 정부가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국 명단을 의미하는 화이트리스트국가에서 제외할 것이 확실시된다는 내외신 보도의 충격파였다. 종합주가지수인 코스피는 결국 19포인트 이상 급락하면서 1998선으로 주저앉아 7개월 만에 2000선이 무너졌다. 주가와 함께 원화가치도 동반폭락했다. 이날 저녁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1.5원 올라 달러당 1200.5원으로 치솟았다특히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33원 넘게 폭등해 100엔당 1123원선으로 뛰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열린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개정안은 앞으로 상징적 국가 원수(元首)인 나루히토 일왕 명의로 공포되고 21일이 지나면 실제로 시행된다. 아베 내각은 각의 결정, 공포, 21일 후 시행의 3단계를 신속히 진행시켜 8월 하순에는 한국의 수출심사 우대국 지위를 격하(格下)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특정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로 지정한 뒤 이를 철회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더는 문재인 정권의 한국을 외교관계에서 예우할 우방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한국이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한일(韓日)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미국이 본격개입할 경우 일본 정부가 각의 통과에도 불구하고 시행령 공포를 연기하거나 유보하는 속도 조절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긴급 국무회의를 소집해 가해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큰소리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앞으로 벌어질 사태의 책임도 전적으로 일본 정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혀 상당기간 사태 수습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본격화한 일본의 對韓 경제보복, 한국경제에 엄청난 타격 불가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적용되는 전략물자는 1100여개 품목에 이른다. 국내 주력산업 대부분이 크든 작든 악영향을 받게 된다. 일본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으로 앞으로 한국 기업들은 관련 품목을 일본에서 수입하려면 각 건마다 일본 부품으로 만드는 제품을 어디에 사용하고 어디에 팔지를 증명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임의대로 판단해 수출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4일 발동된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가 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체를 겨냥했다면 이번 조치는 한국 산업 전 분야로 확대됐다.

화학 기계 자동차부품 비금속 등 48개 주요 수입품목의 경우 작년 기준 전체 수입액 중 일본산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는다. 자동차 정유 철강 등 다른 업종도 비중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사정은 그리 다르지 않다. 특히 연간 대일 수입액이 1000만 달러 이상이고 일본 수입 비중이 50% 이상인 83개 핵심품목을 조달하는데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일본 정부가 불화수소 등 3개 품목 수출 규제에 이어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까지 강행하면서 우리 기업들과 한국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이 예상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해외 투자가들 사이에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주가와 원화가치의 추가 하락도 우려된다. 이번 한일(韓日) 갈등 사태의 과정과 내막을 상세히 알지 못하는 상당수 국민 사이에서 반일(反日) 감정이 더 격화되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이 당분간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다시는 일본에게 지지 않을 것이다. 과거에도 그래왔듯이 우리는 역경을 오히려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어낼 것이라며 정신승리적 호언장담을 내놓았지만 경제를 아는 사업가나 지식인 중에 그의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해외사업을 하는 유 모씨는 일본 각의 결정과 문 대통령 담화가 나온 뒤 지금까지 추진하던 4개 사업중 3개를 포기하기로 긴급결정했다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밝혔다.

과거 아픈 식민지 경험을 지닌 데다 끊임없이 이어진 반일 교육을 받은 상당수 한국인이 일본에 대해 복잡한 심정, 나아가 적잖은 반감을 가진 현실을 모르진 않는다. 이번 한일 관계 악화와 관련해 양측의 책임이 반반이거나 문 대통령의 말처럼 이번 사태가 가해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큰소리치는 상황이라면 나도 집권세력처럼 일본 규탄에 적극 나설 것이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볼 때 적어도 이번 한일 갈등을 불러온 1차적 책임은 일본이 아니라 한국에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과거 일본특파원 경험을 통해 일본의 장점과 단점을 비교적 정확하게 안다고 생각하는 필자가 판단하기에 이번 사태에서 문재인 정권의 대일(對日) 규탄 선동에 맹목적으로 동참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효과적이지도 않다.

韓日 청구권협정 무시한 징용노동자 배상판결...분쟁해결절차도 거부한 文정부

문재인 정권은 출범 직후 박근혜 정권에서 어렵게 합의한 옛 종군위안부 관련 한일 정부간 합의를 일방적으로 사실상 파기했다. 작년 10월 문 대통령이 임명한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의 한국 대법원은 일제 강점기 시절 징용노동자의 배상 청구권을 인정하는 최종판결을 내렸고 이어 일본 기업들에 대한 자산 압류 판결이 속속 나왔다. 징용노동자의 청구권은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당시 맺어진 부속 협정인 청구권 협정에 명백히 포함된 사안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권은 20125월 김능환 당시 대법관이 주심인 대법원 소부가 징용노동자의 대일 청구권이 있다며 파기환송한 뒤 이 사안의 국제적 심각성을 고려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늦춘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을 사법거래에 따른 적폐로 규정해 구속했다. 이같은 공포 분위기에서 작년 10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왔다. 한일 수교를 근본적으로 뒤집지 않는 한 국가간 공식약속인 청구권 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더구나 자국 기업의 재산까지 압류하려하는데 어느 나라 정부가 가만히 있으리라고 생각할 수 있는가.

더구나 문 정권은 이 판결에 대해 일본이 요구한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른 양자간 협의나 제3자 중재위원회 설치 등 분쟁해결 절차를 송두리째 무시했다. 청구권 협정에는 분쟁 발생시 해결절차가 명백히 규정돼 있는데도 말이다. 일본의 경제적 보복조치가 지나친 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을 살펴볼 때 국제사회에서 이번 한일 분쟁에 대해 한국의 편을 들어줄 국가는 거의 찾기 어려울 것이다.

아베 내각의 최근 일련의 조치를 잘했다고 편들 생각은 추호도 없다. 외국과의 갈등, 더구나 일본과의 갈등에서 한국인이 웬만하면 우리 정부 손을 들어주고 싶은 생각도 왜 없겠는가. 하지만 맹목적인 국수주의 정서에서 한발 떨어져 팩트와 객관적 관점을 바탕으로 냉정하게 판단할 때 이번 한일 갈등과 그 후폭풍은 아베발() 도발이라기보다는 문재인발 시대착오적 반일 광풍이 초래한 산물의 성격이 짙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일 양국이 강()대 강()의 대결로 치달으면 한국이 반격할 수 있는 카드보다 일본이 택할 수 있는 카드가 훨씬 다양하고 위력적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우리도 일본을 수출입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겠다는 식으로 나왔지만 한국의 수출입 규제가 일본에 미칠 영향력은 미미하다.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나 일본관광 자제 등의 효과도 떠들썩하긴 하지만 그리 대단하지 않다. 반면 일본이 선택할 수 있는 대한(對韓) 송금 규제나 비자발급 제한 등은 한국에 미칠 영향이 크다. 더구나 국제 금융계와 신용평가기관에 영향력이 큰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이 본격적으로 한국을 손보겠다고 작심하면 한국 금융시장 충격은 물론이고 주요 기업과 심지어 국가신용등급이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실정(失政)으로 경제의 거의 전 분야에서 빨간불이 켜진 한국이 입을 타격은 일본이 경험할 타격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도덕적 부채의식’까지 없애버린 文정권

한일 양국은 과거에도 역사교과서 문제나 독도 영유권 문제 등을 둘러싸고 경색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 두 나라 관계는 1965년 수교 이후 전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한일 관계 자체가 파탄으로 갈 위험성까지 배제하기 어렵다.

이번 갈등 국면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일본이 종전과 달리 한국에 대해 정면으로 받아치기 시작한 점이다. 과거 한일간 마찰이 있을 때는 일본은 큰 국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해 대체로 한 수 접어두고 낮은 자세를 보이곤 했다. 김영삼 김대중 정권 때는 물론이고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때도 그랬다. 일본 내에서 어쨌든 과거 한반도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일종의 도덕적 부채의식이 있었던 점과 무관하지 않다. 물론 일본 내에도 가해와 침략의 역사를 통째로 부정하고 정당화하는 극우 성향의 강성 국수주의적 세력이 일부 존재하지만 주류적 흐름이 되진 못했다.

하지만 제 정신 박힌 사람이라면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한일 청구권 협정 뒤집기와 그 후속조치인 일본 기업 자산 압류조치로 한국에 비교적 우호적이던 일본인들조차 한국에 대한 혐오감이 커지고 있다. 특수한 역사적 관계를 지닌 이웃나라 한국을 국력에 비해 특별예우하던 지금까지의 암묵적 관례는 깨어지고 일본 사회 전반에서 한국에 대한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번에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기 어려운 억지를 내세워 사실상 일본에 먼저 도발을 했다가 엄청난 후폭풍을 맞고 있으며 그 뒷감당도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서는 한없이 저자세를 보이는 문재인 급진좌파 정권이 부추긴 맹목적 반일정책은 일본이 한국과의 관계에서 지켜온 도덕적 부채의식을 벗어던지게 만드는 심각한 역사적 과오를 저질렀다. 그렇다고 문 정권이 일본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적어도 문재인 정권 아래에서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해 과거 보였던 사과나 양보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 과정에서 우리 국민과 기업만 죽어날 것이다. 도대체 2019년 현재 북한과 일본 중 어느 나라가 한국에 더 위협적인 존재인가. 대한민국의 국익에 치명적 해악을 미친 현직 대통령 문재인을 국민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권순활 논설주간 ksh@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5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