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또 NSC 등 주재 안 해..."세부 제원 등에 정밀 분석하겠다" "행위 중단할 것 촉구한다" 등 '하나마나' 답만
시민들 "軍 믿어야 하느냐" 말 나와...지난 사례 거론되며 "이번엔 언제까지 분석할 거냐"
일각선 北 일련 도발 두고 "우리 민족의 일본에 대한 경고" 등 말까지..."한국 살아나는 방법은 北 선제공격"
비판 주도해야할 제1야당은 '추경 딜'에 골몰하는 모습...날선 지적 없어

정경두 국방장관 [연합뉴스 제공]
정경두 국방장관. (사진 = 연합뉴스)

북한이 재차 도발을 잇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에서 ‘주시’ 이상의 대응을 내놓지 못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에 이어, 명확한 분석과 예측 없이 손 놓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새벽 2시59분과 3시23분경 함경남도 영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발사체를 2회 발사했다. 5월4일, 5월9일, 7월25일, 7월31일 발사된 미사일・방사포 등과 같은 방향이다.

청와대는 지난달 31일과 마찬가지의 대응을 내놓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안보회의(NSC)는 열리지 않았다. 다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한 관계장관 대책회의만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오전 9시까지 진행됐다.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이 회의에는 국가안보실 관계자들과 정경두 국방장관, 서훈 국정원장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회의 직후인 10시20분경 “한‧미 당국은 이번 발사체의 제원을 분석한 결과,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으나, 북한이 어제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를 발사한 것으로 발표하고 있어, 추가적으로 세부 제원 등에 대해 한미간 긴밀한 공조 하에 정밀 분석해 나가기로 했다“며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였고, 북한이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러한 행위를 중단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는 ‘하나 마나‘ 식 결과만을 내놨다.

이날 도발 뿐 아니라 북한이 지난달 31일 발사한 물체에 대해서도, 군은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전날(1일) 관영방송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 동지께서 7월31일 새로 개발한 대구경조종방사포의 시험사격을 지도하셨다”며 제원과 방사포 모습 등을 공개했다. 북한 보도 전날 합참은 “북한이 동북방 해상으로 발사한 발사체 2발이 지난달 25일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하다”며 정밀 분석중이라고 했다. 합참의 이같은 입장은 지금까지도 바뀌지 않았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군을 믿어야 하느냐, 북한을 믿어야 하느냐”라는 말이 나온다. 북한이 지난 5월4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을 두고도, 합참은 6월이 넘어서까지 “계속 분석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나온 합참 입장도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등의 원론적인 내용이었다. 지난달 31일 도발에 이어, 이날도 대통령 주재 NSC가 열리지 않았다는 점도 군 신뢰감 의심 여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엔 언제까지 분석할 거냐“는 등 조소가 나오는 이유다.

군과 당국 대응과 더불어, 일각에선 최근 안보 위기까지 정치문제와 엮어내는 모습도 포착됐다. 몇몇 좌파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북한의 잇단 도발이 동해상에 이뤄졌다며 “우리 민족의 일본에 대한 경고” 등의 말까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자초한 일본 수출특혜 폐지로 이어지는 갈등상황에, 소위 ‘한민족’인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도발로 도움을 줬다는 식이다. 이에 몇몇 자유우파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이쯤 되면 대한민국이 살아나는 방법은 북한 선제공격” 등의 자조까지 나온다.

정부여당과 군을 앞장서 비판해야할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전날부터 진행된 ‘추경 통과 딜’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한국당은 이날 논평 없이, 전날(1일) 도발에 대해서만 청년부대변인 명의의 논평과 북한 규탄 결의안 등만 내놨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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