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천영식 이사 인터뷰] "빛의 속도로 추락하는 KBS, 브랜드 가치 '똥값'으로 떨어져...‘오늘밤 김제동’ 당장 그만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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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경영진 리더십 위기로 KBS 브랜드 가치 폭락...비상경영계획은 '땜질식 계획'"
靑외압-총선개입 논란, 진영논리 앞세운 사람들로 구성된 경영진이 근본 원인
"KBS 나쁜 짓 못하게 방심위 제소-항의 등 국민들의 KBS 감시운동 활성화 필요"
"소수이사 내부 투쟁 한계...KBS 내부 감시 어렵게 되면 이사직 내려놓고 다른 방법 찾을 수도"
KBS 천영식 이사
KBS 천영식 이사

KBS를 둘러싼 '청와대 외압', '총선 개입' 등 각종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 잇따라 발생한 대규모 적자에 KBS가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이에 대해 천영식 KBS 이사는 펜앤드마이크(PenN)과의 인터뷰에서 KBS 양승동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리더십 위기와 이로 인한 KBS 브랜드 가치 폭락을 지적하며, 대규모 적자로 인한 비상경영계획에 대해 ‘땜질식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천영식 이사는 청와대의 KBS 외압 논란과 총선 개입 논란의 근본적 원인으로는 공영방송의 의지보다는 진영의 논리를 앞세우는 사람들로 구성된 경영진을 꼽았으며, 국민들의 KBS에 대한 감시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천 이사는 최근 이사회에서 다수이사들이 소수이사의 발언 등을 봉쇄하기 위해 이사회 규정을 일방적으로 개정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수이사로서 수적으로 내부 투쟁 한계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면서 KBS 내부 감시 기능이 어렵게 된다면 KBS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이사직을 내려놓고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천영식 이사를 포함한 소수이사(서재석, 황우섭)는 수적 불리함 속에서도 이사회 내 투쟁뿐만 아니라 성명을 통해 KBS 이사회 내 상황을 알리고 KBS에 대한 견제 활동을 하고 있다.

아울러 천 이사는 자신의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youngsik.chun.7)을 통해서도 KBS와 KBS이사회에서 발생하는 논란과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천영식 이사는 1965년 경북 청송 출생으로 대구 영신고,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 후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 문화일보 워싱턴 특파원과 2014년 정치부 부장을 지냈으며, 2014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실 홍보기획비서관을 역임했다. 현재 계명대 언론광고학부 초빙교수로 활동 중인 천 이사는 지난해 9월 KBS 이사로 선임됐다.

다음은 천영식 이사와의 인터뷰 전문(全文)이다.

-KBS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큰 적자를 냈다. 주요 원인이 무엇인가, 과거와 비교할 때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KBS의 올해 6개월 경영실적이 이미 작년 한 해보다 더 좋지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상반기동안 영업 손실만 655억 원을 봤고, 하반기 획기적 변화가 없다면 1천억원 이상의 적자도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향후 5년간 실적이 개선될 것 같지 않다는 내부 전망이 더욱 큰 문제입니다.

적자의 가장 큰 요인은 2TV의 광고수입 감축입니다. 사 측(KBS)은 지상파 광고시장의 축소를 이유로 대고 있습니다. 하지만 6개월 동안 SBS가 15% 축소되는 동안 KBS는 33%나 감소됐습니다. SBS가 아니라 KBS이기에 300억 원 이상을 더 손해를 본 겁니다. 이것은 명백히 리더십의 위기입니다. 남들 정도라도 선방해줘야지요.

광고가 줄어드는 것은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게 큰 이유겠지만, 근본적으로는 KBS 브랜드 가치의 하락에 있다고 봅니다. KBS 브랜드 가치는 한마디로 똥값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광고시장에서 종편과 큰 차이가 없는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밤 김제동’ 같은 프로그램이나 하고 있으니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갈 일이 없지요. KBS의 추락 속도는 빛의 속도입니다.

-막대한 적자에 결국 KBS가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비상경영계획으로 적자폭 감소할 수 있나

비상경영계획이라는 것이 한마디로 땜질식 계획입니다. 비상경영계획으로 올해 얻을 수 있는 이득도 많아야 50억 원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입니다.

비상경영이 되려면 위기감이 공유되어야하고 살아야겠다는 결기가 있어야 합니다. KBS에는 그런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제(7월 31일) 이사회에서 양승동 사장에게 비상경영을 하려면, 가령 ‘오늘밤 김제동’같은 프로그램은 당장 그만둬야지 사람들이 심각성을 느낄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양 사장은 여러 다른 프로그램은 중단시키는데도 김제동은 9월까지 끌고 간다는 겁니다. 1년이 될 때까지 배려해준다는 거지요. 이러면 무슨 결기가 보이나요. 자기 친한 사람은 이런 저런 사정 다봐주고, 면도 세워주고, 이건 정치적 선택입니다. 비상경영이라고 할 수 없지요. 그러니 모두가 냉소적입니다.

저는 지금 KBS가 비상경영이 아니라 ‘느슨경영’이라고 표현합니다. 위기라고 하면서 오히려 경영을 더욱 느슨하게 하는 거예요. 그러니 각종 사고가 터지고 있습니다. 대구에서 ‘9시 뉴스’를 하면서 아침 뉴스 대본을 읽었다는 것은 KBS가 추락할 대로 추락했다는 거지요. 비상경영을 하려면 직원들 마음을 얻어서 총력전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습니다. 리더십의 신뢰가 없기 때문이지요. ‘니가 가라 하와이’ 하는 식입니다.

또 근본적으로는 KBS경쟁력이 살아나야 하는데 그런 조짐이 없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청와대의 KBS 외압 논란'과 'KBS의 총선 개입논란'으로 수신료 분리 징수 운동까지 나타나고 있다. 근본적 원인과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청와대의 KBS ‘시사기획 창’ 외압 의혹은 심각한 사건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KBS를 국영방송으로 생각하는 거지요. 청와대에서 ‘왜 이런 방송을 하냐, 당장 사과하고 시정해라’ 이렇게 요구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걸 자랑삼아 공개적으로 떠들었습니다. 제 정신이 아닌 거지요. 이것은 청와대와 KBS의 유착관계가 오래됐을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공개적으로 얘기한 거지요.

뉴스에서 자유한국당 로고를 쓴 것은 이미 예고된 참사입니다. KBS뉴스는 그동안에도 한국당을 비판하는 기사를 과다하게 양산해왔습니다. 정부 감시가 아니라 한국당 감시에 주력하는 듯한 인상을 많이 줬습니다. KBS1노조나 공영노조에서는 이것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냈고요. 이러한 사고는 또 언제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이것은 지금 KBS를 이끌고 있는 세력들이 근본적으로 공영방송의 의지보다는 진영의 논리를 앞세우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지난번 ‘진실과 미래위원회’를 통해 지난 사장 때 일했던 간부를 해고하는 등 징계에 나선 사람들이 방송을 만들고 있으니, 한국당을 적폐로 보고 방송하지 않겠습니까.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요합니다. 또 실수한 사람에게 신상필벌이 있어야 합니다. KBS에 무슨 문제가 터져도 책임졌다는 사람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누가 공정하게 하려고 노력하겠습니까.

KBS에 대해서는 감시운동이 필요합니다. 공영방송을 하루아침에 없애자고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나쁜 짓을 못하게 해야 되겠지요. 모니터를 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하고 항의하고 하는 국민운동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봅니다. KBS를 잘 보지 않으니 국민운동으로 확산되는데 일정 한계는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감시운동이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KBS이사회 내 야권 추천 이사들의 투쟁력 등을 지적하며 KBS 경영에 대한 견제를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이사는 이사의 역할이 있고, 노조원은 노조원의 역할이 있습니다. 가끔씩 이를 혼동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이사로서 역할을 다 하는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KBS 이사는 11명 중 3명의 소수이사가 있습니다. 제가 그 3명중의 한명입니다. 이 3명이 이른바 야당추천 이사들이고, 투쟁을 끌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수적으로 워낙 소수인 관계로 내부에서 투쟁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열심히 활동한다고 해도 ‘찻잔 속 태풍’처럼 비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적으로 의결을 주도하기도 힘드니 견제가 충분히 될 리도 없지요.

저도 KBS 이사로서의 역할의 한계를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당장 거리에서 투쟁하라는 주문도 있지만, 그것은 이사의 옷을 벗고 하는게 맞습니다.

일단은 이사회라는게 KBS 최고의결 기관으로서 내적 감시와 견제를 하는게 우선입니다. 최근 KBS이사회에서는 다수이사들이 소수이사의 발언 등을 봉쇄하기 위해 이사회규정을 일방적으로 개정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저희가 성명서도 쓰고 했지만 널리 알려지진 않았습니다. 이사회 내부에서의 대립도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내부 감시기능이 더 이상 불가능해졌다고 판단되면, KBS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이사직을 벗어던지고 다른 방법을 찾는 것도 고민 중입니다.

-이사로서 KBS의 어떤 변화를 이끌었나.

저는 KBS 경영진의 무능을 지적하는데 누구보다 앞장섰습니다. 소수이사 이름의 수차례 성명은 이례적으로 수많은 직원들의 공감을 끌어냈습니다.

그런 역할 덕분에 KBS 직원들이 점점 더 발언권을 높이게 됐다고 봅니다. 실제로 저에게 그렇게 얘기하는 직원들이 많고요. 직원들의 투쟁사기를 올리는데 소수이사의 역할이 큰 힘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럴땐 보람을 느낍니다. KBS경영진의 무능을 바로잡는 것은 직원들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시급한 일이라고 보고, 타협하지 않고 투쟁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칼럼이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KBS 문제점에 대해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사의 이름을 달고 이 같은 광범위한 비판활동을 하는 경우는 과거에 잘 없었지요.

‘오늘밤 김제동’이나 ‘시사기획 창’ 논란을 이사회 내에서 이슈화한 것도 제가 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저는 ‘시사기획 창’ 이슈를 긴급안건으로 제출해서 이사회내 논의를 시도했고,안건에 대한 논의가 불발되자 일반 안건으로 다시 제기하는 등 국민들의 관심 사안을 이사회에서 다룰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추천의 다수 이사들은 항상 이 같은 논의를 봉쇄합니다. 이사회에서 개별프로그램을 논의할 수 없다는 논리지요. 저는 다르게 봅니다.

이것은 법에서 명한 이사의 역할 중에 공적책임에 관한 사항입니다. KBS공정성과 신뢰도가 추락하는 것은 공적책임을 방기하는 것이어서 이사회에서 논의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합니다. 이사회는 이런 논란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이사회는 KBS를 둘러싼 온갖 갈등의 공론장이자 대결장입니다.

-‘편파 방송’, ‘경영 악화’ 등의 비판을 받고 있는 KBS의 이사로서 국민들에게 한마디.

KBS는 지금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맘에 들지 않으니 빨리 죽이라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이사로서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이사는 KBS를 살려서 제대로 가도록 해야합니다. 그것이 이사의 역할이고 저 또한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KBS이사가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KBS는 점점 더 존재의 명분이 희미해져 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의 방송도 못할 뿐 아니라 미래에도 희망이 없습니다. 공영방송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에는 맞지 않는 옷인가 하는 고민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당장 공영방송을 없애라는 주장은 성급한 면이 있으며, 공영방송이 제대로 갈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계속 깊이 고민하면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KBS이사의 역할중 하나는 사장을 선임하는 일입니다. KBS의 무능한 리더십이 올해를 지나면서 바닥을 드러낼 것이며, 공영방송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자는 요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시청자 및 국민들의 감시활동과 동참이 있어야 현실화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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