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규 출신 부대인 3군단, 6사단 등에 사진 다시 걸어...4월에는 훈령 개정까지 거쳐

1979년 당시 김재규가 박 전 대통령 시해사건 현장 검증하는 모습
1979년 당시 김재규가 박 전 대통령 시해사건 현장을 검증하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육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범인 전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사진을 다시 건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1일 “최근 김 전 부장 사진을 육군 3군단과 6사단(김재규 출신 부대)에 걸었다”고 밝혔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이 시해된 1979년 10월26일 그의 사진이 전부 내려간 이후 처음이다. 군은 약 40년 동안 김재규가 거쳤던 부대 기록물에서도 이름을 삭제하고, 거론 등을 금기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지난 4월26일 ‘국방장관 및 장성급 지휘관 사진 게시’ 규정 등을 담은 부대관리 훈령을 개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는 차원이라며, 역대 지휘관 사진을 전부 게시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2017년 기무사 국감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이 “전두환·노태우 사진도 있는데 사령관 지낸 김재규 사진은 왜 없냐”고 문제를 제기한 데서부터다. 당시 기무사는 곧장 김재규 사진을 군에 걸려고 했지만, 예비역 장성들이 반발해 철회했다. 

심지어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이와 유사한 논란이 지속되자 아예 모든 역대 사령관 사진을 떼는 조치를 강행한 바 있다.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지난해 8월 세월호 유가족을 불법사찰했다는 의혹으로 기무사가 해체되면서 출범한 곳으로, 예비역들로부터 정권 하수인 노릇을 한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곳이다.

예비역 장성인 박필규 씨는 1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주군이자 군 통수권자를 살해한 김재규 사진을 어떻게 다시 걸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군 역사를 그대로 기록한다는 미명을 대고 있긴 하지만, 사실상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조롱하려는 것 아니겠나. 다른 예비역들도 사진을 다시 거는 것에 다 반대할 것이다. 조만간 예비역 단체 차원의 성명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