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지난달 30, 31일 이틀간 열두번 째 고위급 무역협상...5월 이후 재개했으나 결렬
中, 1972년 양국 국교 정상화 의의 부각시키려 北京에서 上海로 협상장소 바꿔...美 트럼프 대통령, 중국에 날선 비판 쏟아부어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끝난 협상...고위급 협상 9월에 재개하기로

미국과 중국이 지난 5월 협상 결렬 이후 다시 무역협상을 재개했지만 이번 협상 역시 성과 없이 종료됐다. 양국 간 마찰이 장기화될 조짐이라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미·중(美·中)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무역협상을 재개했다. 이번 만남은 5월 10일 협상이 결렬된 이후 거의 3개월 만에 양국이 마주 앉은 12번째 고위급 무역협상이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北京)을 협상 장소로 정했으나 막판에 상하이로 장소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는 1972년 2월 28일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과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가 만나 ‘상하이 코뮈니케’를 발표하며 미·중 국교 정상화의 초석을 놓은 곳이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서 중국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협상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우리 농산물을 구입하기로 했지만 현재 그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어떤 신호도 없다”며 “이것이 중국의 문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27년 만에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에서 승리할 경우 양국 간 무역합의는 훨씬 까다로울 것이고 협상 자체가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며 중국 정부를 거듭 압박했으나 워낙 양국의 입장차이가 커서 지난 31일 고위급 협상도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구조적인 문제까지 겨냥해왔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산업보조금을 자국 기업에 지원하는 것을 불공정거래로 간주해 시정을 요구했다. 아울러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 이전 강요 금지 등에 관련한 법률을 신설할 것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정부가 뒤에 다른 소리를 한다며 약속 이행 강제를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자 중국 측은 이를 완강히 거절해왔다. 이번에 중국 정부는 화웨이와 68곳에 이르는 계열사들에 대해 미국 정부가 국제제재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며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양측 협상단은 예정된 종료시간보다 한 시간 가까이 일찍 협상을 마쳤다. 기념사진 촬영도 앞당겨져 오후 1시40분쯤 촬영이 끝났다. 이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앞세운 미국 협상단은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미중 양국의 무역협상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라 국제사회는 이를 돌발변수 대신 상수로 간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양국은 9월 고위급 협상을 속개하기로 하고 8월 한달 동안 실무 협상에 집중하기로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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