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기국면에 '포토 일정' 외엔 안보이는 文대통령...북한 도발 31일엔 '이낙연 회동' 제외하면 활동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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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지난달 31일 징용 피해자 개인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는 글과 함께 게시한 사진. (사진 = 청와대 페이스북 캡처)

출범 당시 “대통령의 24시간을 투명히 공개하겠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지켜지고 있지 않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말 부산과 제주도 등 국내 유명 휴양지에 사실상의 휴가를 다녀왔지만, 청와대에 공개된 그의 일정에는 지역은 물론 시간조차 빠져있다.

1일 청와대에는 지난달 26일까지의 문 대통령의 일정이 적혀있다. 제주신문 등 지역 언론들은 지난달 28일 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를 나서 2박3일간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지인(친문 인사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 집에 머물렀다고 보도했지만, 청와대는 하루가 지난 29일 해당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다. 지인 집에 머무른 것도 아니며, 제주도로 출발한 것은 토요일(27일) 아침이라는 것이었다. 다만 이같은 내용은 청와대가 공개한 문 대통령 공식 일정엔 적혀있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면서 “대통령의 24시간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런데 청와대는 정부 출범 뒤 세 달이 지난 뒤인 2017년 10월23일이 돼서야 “대통령선거 공약이자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로 국민께 약속드렸던 대통령 일정 전면 공개를 본격 실시한다”고 했다. 다른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민주당과 청와대는 당초 일부 비공개 행사를 제외하고선 문 대통령의 24시간 일정을 ‘사전공개’ 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시행된 것은 ‘일주일 뒤 사후공개’였다. 7월 문 대통령의 일정은 24시간 전체가 공개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주말 일정은 대부분이 빠져있다.

문 대통령 일정 중 ‘사실상의 휴가’라는 비판을 받는 것은 ▲지난달 24일 부산 방문 ▲지난달 27일부터 28일(당초 보도는 26일부터)까지의 제주도 방문 ▲지난달 30일 경남 거제 저도(대통령 별장지) 등 세 가지다. 이 중 24일 일정과 30일 일정은 공개 행사라는 명목이 있었지만, 제주도 방문은 사전 일정공개는 커녕 ‘휴가 취소’ 발표(28일) 이후에야 지역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오전 제주도 현지 식당에서 한 주민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제주특별자치도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오전 제주도 현지 식당에서 한 주민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제주특별자치도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 페이스북 캡처)

문 대통령은 제주도 방문 당시 김정숙 여사와 손자 등 가족까지 대동하며 제주명물식당을 방문했다. 당시 식당에서 한치물회와 갈치조림 등을 먹은 뒤 지역 주민과 악수하는 모습이 포착・보도됐다. 또 공식 일정이 있었다는 부산과 저도 일정에서도, ‘거북선횟집’에서의 식사(부산)와 저도 방문단 100여명과의 산책 장면 등이 보도됐다. 청와대는 ‘휴가’와 관련한 비판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문 대통령이 이런 비판을 자초한 셈이다.

지난달 30일 대통령 별장지인 저도를 ‘국민에 개방 및 반환’ 하겠다는 행사를 가진 뒤 묘연해진 행방도 지적받고 있다. 전날(31일) 문 대통령의 소식을 다룬 언론 보도는 연합뉴스가 오후 8시30분이 넘어서야 내놓은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회동 관련 내용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해당 기사에 사용된 문 대통령과 이 총리가 함께 있는 사진 또한 지난달 2일 촬영된 사진이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회동에서 일본 관련 내용만 논의했을 뿐 북한 최근 도발에 대해서는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같은날 문 대통령이 아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려 논란이 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문재인 정부 관료들은 북한 방사포 발사 대응보다는 일본에 대한 강경메시지를 펼치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30일 펜앤드마이크가 보도한 "'반일코인' 제대로 올라탄 민주당...한국당은 지지자 외면한 '갈짓자 행보'로 지지부진" 기사를 공유한 페이스북 게시물에 달린 댓글들.

문 대통령의 국민 기만성 행동에도 논란이 커지지만, 이를 앞장서 비판해야 할 제1야당 자유한국당에도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휴가 취소가 논란이 됐던 지난달 29일 논평에서만 “문 대통령의 휴가 셀프 취소 소동이 국민 불안과 불신만 높이고 있다”고 한 데 그쳤다. 이에 자유우파 시민들 사이에서 “민주당은 지지율이 올라가는데 한국당은 정책 자체가 강 건너 등불 구경만 하는 듯” “한국당은 이슈를 늘 따라간다. 그건 지는 정치” “(한국당의 이슈를)끌고가지 않고 반응하는 패턴 노답” 등 비판이 커지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공개된 문 대통령의 공개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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