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영업익 6조 6000억원...매출 56조 1300억원
반도체 부문 70.7% 급감한 3조 4000억원 기록
스마트폰 사업부 영업익도 9년 만에 최저 수준
일본의 경제 보복 등으로 하반기 전망도 불확실

 

메모리 반도체의 불황이 장기화되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1/10로 주저 앉은 가운데, 삼성전자마저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액 56조1300억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4% 줄었고, 영업이익은 55.6% 급감했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11.8%로 2016년 3분기(10.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된데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사업부도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낸 탓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5일 발표된 잠정실적(6조 5000억원)보다 1000억원 많지만 역대 최고기록이었던 지난해 3분기(17조5천700억원)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이다.

특히 영업이익에는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일회성 수익이 반영돼 있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둔화하면서 여기에 납품하기로 했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납품도 직격탄을 맞았고, 이에 애플로부터 수익 보전 목적으로 페널티를 챙긴 것이다. 삼성전자는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9000억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제외하면 삼성전자의 2분기 실질 영업이익은 5조7000억원으로 주저앉는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회사의 수익성 하락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여파가 실질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업부별로 보면, 반도체 사업부는 이 기간 매출액 16조900억원, 영업이익 3조4000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1조 6100억원)보다 70.7%나 급감했다. 반도체사업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밑돈 것은 2016년 3분기 이후 11분기 만에 처음이다.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21.1%로,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1분기(55.6%)는 물론 전분기(28.5%)에도 못 미쳤다. 지난 2014년 2분기(19.0%)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들의 계약가격인 메모리 고정가격(DDR4 8Gb 기준)이 상반기에만 반 토막 나는 등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 역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나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고객사의 8·10나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이미지센서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동률이 개선됐고, 시스템LSI(비메모리 반도체)도 고화소 이미지센서, 5G(5세대) 모뎀 솔루션 판매가 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업부의 경우 ‘갤럭시S’ 시리즈의 판매가 전 분기 대비 둔화한 가운데 중저가 모델 제조 비용이 늘면서 매출액 25조86000억원, 영업이익 1조560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분기 수익성은 ‘갤럭시노트7’ 소송 사태가 있었던 2016년을 제외할 경우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가전사업부는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 등 프리미엄 TV 판매가 늘고, 에어컨·건조기 같은 생활가전이 선전한 덕에 2분기 매출액이 11조700억원으로 늘어났다. 다만 제조사간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이익은 7100억원대에 그쳤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9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일회성 이익 덕에 매출액 7조6200억원, 영업이익 7500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애플 아이폰 신제품에 들어가는 OLED 패널 출하가 예정돼 있어 다소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3·4분기에도 5조~6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수요 부진으로 인한 메모리 가격의 구조적 하락세, 스마트폰 사업부의 지속적인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사업부별 상황, (일본 경제보복 등으로 인한) 거시 이슈를 감안했을 때 하반기에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6천36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9% 하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가격 급락에 따른 '어닝 쇼크'였다.  매출액은 38% 하락한 6조5천522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5천37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8%, 전기 대비 51% 하락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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