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힘빠진 정치권력 죽이고 경제권력 살리기 전략"
"이재용 재판부, '강요 의한 뇌물' 朴-崔 공모증거 있었을까"
차명진 전 의원(현 자유한국당 경기 부천소사 당협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청탁 뇌물' 혐의를 벗고 집행유예로 석방된 데 대해 "재판부가 이재용만 살리기 위해 박근혜(전 대통령), 최순실한테 죄를 떠넘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명진 전 의원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용 재판을 보면서 든 솔직한 생각이다. '힘빠진 정치권력 죽이는 대신 경제권력 살기기 위해 온 나라 보수기득권층이 이심전심 힘을 모으고 있구나'. 그래서 '강요에 의한 뇌물'이라는 절묘한 논리가 적용됐다"고 운을 뗀 뒤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재용 재판부는 과연 박근혜와 최순실이 이재용한테 뇌물을 뜯기로 공모한 증거를 갖고 있었던 걸까"라고 의혹을 제기하며,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된다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뇌물 강요와 공모죄는 사실무근으로 판결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보수진영이 암묵적으로 의견일치를 이루고 있는 '박근혜 죽이고 이재용 살리기 전략'에 동의할 수 없다"며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차 전 의원은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부연하고 글을 맺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다음은 차명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페이스북 글 전문.
이재용 재판을 보면서 든 솔직한 생각입니다.
"힘빠진 정치권력 죽이는 대신 경제권력 살리기 위해 온 나라 보수기득권층이 이심전심 힘을 모으고 있구나."
그래서 '강요에 의한 뇌물'이라는 절묘한 논리가 적용됐습니다. 요는 삼성 권력 승계가 이미 잘 되고 있어서 권력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이재용에게 최순실과 공모한 박근혜가 다가가 도와 주겠다고 냄새 풍기면서 정유라 승마에 돈 좀 대라고 요구했다는 겁니다. 이재용이가 말 안들으니까 박근혜가 불러서 혼구녕을 냈고 겁 먹은 이재용이가 그래서 정유라를 도와줬다는 겁니다.
이재용 재판부는 과연 박근혜와 최순실이 이재용한테 뇌물을 뜯기로 공모한 증거를 갖고 있었던 걸까요? 박근혜가 이재용한테 승마 지원하라고 요구했다면 그걸 정유라에 대한 뇌물 강요와 등치시킬 만한 증거가 있을까요?
그게 아니라면 이재용 재판부가 이재용만 살리기 위해 박근혜, 최순실한테 죄를 떠넘긴 겁니다. 결국 박근혜 재판에서 (제대로 공정하게 진행된다면!) 박근혜와 최순실의 뇌물 강요와 공모죄는 사실무근으로 판결날 겁니다.
암튼 저는 지금 보수진영이 암묵적으로 의견일치를 이루고 있는 '박근혜 죽이고 이재용 살리기' 전략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양심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재용 잡아넣으라는 얘긴 아닙니다. 박근혜만 잡아넣는 게 부당하다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