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외교 실종' 만든 ''강경화 사퇴하라''...청와대 김현종, 사실상 장관이라는 말까지
야당, '외교 실종' 만든 ''강경화 사퇴하라''...청와대 김현종, 사실상 장관이라는 말까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기준 의원 "외교부가 '사고부' '참사부'로 전락한 상황에서 장관이 결심해야 하는 것 아니냐"
강 장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관해 외교장관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
외교가에서는 "강경화 장관이 사라졌다"는 말 나와
외교부 내에서조차 "강 장관과 김 차장 중 누가 우리 장관인지 모르겠다"
외교장관 희망하는 김 차장, 의도적으로 월권(越權)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러·중 군용기 한국 영공 침범 등 각종 긴급한 현안으로 외교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데 외교부와 외교부 장관이 일은 하고 있느냐는 우려가 31일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사실상 외교부 장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가 30일 열렸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향한 야당 의원들의 뜨거운 질타가 쏟아졌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일 문제에서 외교장관의 활동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정부가 일본이 보복 조치를 내리고 나서야 허둥지둥 행동을 취했는데 전혀 실효성이 없다"고 했다. 

이정현 의원(무소속)도 "작년 10월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일본과 대화할 수 있는 기간이 충분했는데, 정부가 무대책으로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 장관이 전략도 없이 (ARF에서) 일본 외무상과 만나 해결점이 안 나오면 국민은 더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에 "무대책은 맞지 않고, 정부도 많이 고심했다"며 "우리가 안(1+1 기금안)을 갖고 협의해보자 했는데, 일본이 나서지 않고 부당한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은 처음인데, 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지 않고 은근슬쩍 넘어가려 한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강 장관이 외교부 역량 강화나 대외 정책 수립에 주도적으로 나서지 못해 부처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기강 해이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질책하고 "외교부가 '사고부' '참사부'로 전락한 상황에서 장관이 결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발언하면서 사퇴를 종용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제재 대상인데 정부는 북한 행동에 아무런 주장을 하지 않은 채 비굴한 저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하고, 강 장관에게 "한국에 위협이 되는 북한 미사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도 견해를 표명해야 한다"고 했다.

강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관해 외교장관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언급하고 "한·미 동맹 근간에 관해선 우리 입장을 미측에 개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가에서는 "강경화 장관이 사라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일 간 극한 대치 속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전면에 나서는 것과 달리 강 장관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 장관은 한일 간 긴장이 고조되었던 지난 10~16일 아프리카 출장을 다녀왔다. 고노 외무상이 남관표 주일 대사를 초치하고 경고성 담화를 발표한 19일에도 강 장관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이날 '고노 담화'에 맞서 "국제법을 위반한 건 일본"이라며 전면에 나서 대응한 사람은 외교부 장관이 아닌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었다. 김 차장은 '미국의 지지 확보'를 위해 워싱턴 긴급 출장(11~14일)도 다녀왔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외교부 내에서조차 "강 장관과 김 차장 중 누가 우리 장관인지 모르겠다" "고노의 카운터파트가 김현종 차장 같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외교관들이 강 장관 보다 김 차장에게 올리는 보고서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외교장관을 희망하는 김 차장이 의도적으로 월권(越權)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서울(1959년생) 출생으로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美 컬럼비아대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동 대학 로스쿨을 졸업했다. 1995년 외교부 고문 변호사로 외교부와 인연을 맺었고, 통상교섭본부장,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 대사 등을 거쳐 올 2월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에 임명됐다. 

김 차장의 아버지 김병연(1930년 전라남도 순천 출신)은 외교부 출신으로 우루과이 및 노르웨이 대사를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광명 기자 ckm1812@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