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 경기 지각으로 중계방송 1시간여 지연...중계 화면에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광고 노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어 쓰는 선수에게 영어로 질문 '삼중 통역' 곤욕

팀 K리그(K리그 올스타)와 세계적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소속팀 유벤투스 간 경기 중계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은 KBS가 중계 지연, 도박 광고, 통역 등 논란에 휘말리며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 26일 경기 당시 유벤투스가 킥오프 시간인 오후 8시보다 4분 늦게 경기장에 도착하는 바람에 경기는 예정된 킥오프 시간보다 57분이나 넘겨 시작했다.

이에 따라 중계방송이 역시 1시간가량 지연돼 KBS 2TV 후속 프로그램 편성표가 줄줄이 차질을 빚었다. 후속 프로그램인 KBS2 ‘으라차차 만수로’는 애초 오후 10시5분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오후 10시55분부터 전파를 탔고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평소보다 1시간여 늦게 시작했다.

호날두 출전에 대한 기대에 중계 시청률은 11%(닐슨코리아 기준)를 넘겼지만, 호날두가 출전 자체를 하지 않아 이마저도 빚좋은 개살구로 남았다.

KBS는 경기 지연에 따른 손해와 관련, 이번 친선경기 주최 측인 더페스타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광고가 KBS 중계 화면에 버젓이 등장해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 중 '갬블 XX'(Gamble XXXX)라는 이름과 '넘버원 라이브 스포츠&게임즈'(No.1 LIVE SPORTS & GAMES)라는 문구가 A보드에 반복 재생된 것이다.

현재 국민체육진흥법상 모든 스포츠 베팅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와 공식 온라인 발매 사이트 베트맨만이 합법이다. 그 외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홍보하거나 광고하는 것도 불법이다.

이와 관련해 KBS는 스포츠 경기 A보드는 TV 노출을 전제로 주최사가 판매하는 비즈니스 권리이기 때문에 방송사가 개입할 법적 근거나 책임이 없다고 해명했다. KBS는 그러면서 A보드 설치로 인해 부적절한 방송 노출이 이뤄진 데 대해 주최사에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 후 유벤투스 선수들과 인터뷰에 나선 이혜성 아나운서의 질문도 논란을 빚었다. 이혜성 아나운서는 이탈리아어를 쓰는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과 인터뷰를 하면서 영어로 질문했고, 이에 부폰은 이탈리아어로 대답하면서 옆에 있던 통역사는 '삼중 번역'을 하게 됐다.

일부 시청자들은 통역사가 옆에 있는데도 이탈리아어를 쓰는 부폰에게 굳이 영어로 질문을 해야했는지, 의문을 가졌고, 시청자들을 배려하지 않은 태도를 지적했다.

이 아나운서는 논란과 관련, 이날 자신의 SNS에 "빠듯한 시간이 주어져 통역 단계를 한 번이라도 줄이고자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으로 부폰 선수에게는 양해를 구했지만, 정작 시청자분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못한 미숙한 진행이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 가지로 아쉬웠던 경기에 저까지 불편함을 끼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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