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등 외교 현안 두고 트럼프와 잦은 충돌...불화 속 퇴진한 매티스, 틸러슨 ‘전철’
후임 내정자 래트클리프 ‘트럼프 적극 옹호자’로 알려져

교체설이 도는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장이 지난해 3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장(DNI)을 경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존경받는 존 래트클리프 텍사스 하원의원을 DNI로 지명할 것이라는 소식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코츠 국장은 8월 15일에 퇴임한다. 미국을 위해 헌신한 그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국가정보국장은 미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수장이다.

퇴진을 앞둔 코츠 국장은 대북 강경파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강력 천거로 지난 2017년 DNI에 임명됐다. 그 후 북한의 핵 포기 의사에 회의적인 주장을 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외교 현안에서 수차례 부딪히며 올해 초부터 경질설에 휘말렸다. 지난 1월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선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정권 생존의 필수 요소로 보기에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히며, 당시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화를 통해 비핵화를 모색하던 트럼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가 됐다.

코츠 국장은 ‘러시아 스캔들’에 관해서도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 충돌했다.

지난해 코츠 국장은 “러시아는 대선에 개입했다”며 “지금도 우리의 민주주의를 훼손시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핀란드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공모한 적 없다”고 말한 데 이같이 반박한 것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코츠 국장을 겨냥하며 “우리 정보수장은 학교를 다시 다녀야 할 것 같다”거나 “수동적이고 순진하다”고 비판했다. 이후 백악관 안팎에서는 코츠 국장의 사임이 시간문제라는 얘기가 나왔다.

AP통신은 코츠 국장에 대해 2016년 대선 승리 후 노련한 외교정책 조력자였지만 점점 대통령이 피로감을 느낀 마지막 인사들 중의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 속에 퇴진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 유형에 속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DNI 후임으로 내정된 래트클리프 의원은 지난 24일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주도한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를 압박해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들었다는 분석이다. 이 청문회에서 래트클리프 의원은 뮬러 전 특검에게 “잠재적 범죄 사항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특검) 보고서에 포함시켰다”고 몰아붙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법 위에 있지는 않지만, 법 아래 있어서도 안 된다고 말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옹호해왔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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