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붕괴된 구조물 무허가 불법 증축물로 추정
부상자 중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대회 참가 선수 9명도 포함
해당 클럽, 손님들 사이에 ‘감성주점’으로 통하지만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

연합뉴스
빌딩 2층에 위치한 클럽 외부 전경./연합뉴스

광주의 한 클럽에서 복층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로 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클럽 측이 불법 증축한 것으로 의심되는 복층 구조물 위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붕괴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클럽에는 370여 명이 몰려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광주시와 광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29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클럽 복층 구조물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이 사고로 2층에 있던 손님들이 2.5미터 아래로 추락하고, 1층에서 춤추던 손님들이 깔리고 구조물에 끼이는 등 아비규환이 일어났다. 이에 최모(38)씨가 현장에서 숨졌고 중상을 입고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오모(27)씨도 끝내 사망했다.

부상자 17명은 광주 조선대병원과 서광병원, 운암한국병원, 현대병원 등 4개 병원에 각각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에는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 대회 참가 선수 9명도 포함돼 있다. 선수 2명은 선수촌 메디컬센터에서 치료를 받았고, 나머지 7명은 부상 정도가 경미해 선수촌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선수들의 국적은 미국 4명·뉴질랜드 2명·네덜란드 1명·이탈리아 1명·브라질 1명이며 열상을 입어 봉합 수술을 한 선수도 있지만,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층이 무너져 내린 모습./연합뉴스
복층이 무너져 내린 모습./연합뉴스
사고 직후 대피하는 손님들의 모습./연합뉴스

목격자는 한 언론매체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머리 위에 있던 선반 형태의 구조물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사람들도 함께 쏟아졌고 비명과 함께 사방에 파편이 튀었다. 음악 소리가 커 붕괴 전 별다른 조짐은 느끼지 못했다.”

목격자는 무너진 구조물에 메인 테이블이 많아 손님들이 많이 몰린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5년 전 처음 왔을 때부터 어딘지 허술하고 위험해 보였다고 덧붙였다.

소방당국은 2.5m 높이로 설치된 7∼8평 크기 복층 구조물에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붕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클럽이 행정기관에 신고한 클럽의 전체면적은 하부 396.09㎡, 복층 108㎡ 등 총 504.09㎡다. 그러나 행정당국은 붕괴된 구조물 약 200㎡ 면적의 복층 공간을 허가받지 않고 불법 증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허술하게 만들어진 구조물이었지만 클럽 측이 인원수 제한을 두지 않아 손님들은 자유롭게 복층을 오르내렸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특별반(TF)을 꾸리고 클럽의 불법 증·개축 여부와 인허가 과정,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2시 39분쯤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2시 46분에 현장에 도착, 구조 작업을 시작해 3시 35분쯤 구조를 완료했다.

클럽이 있는 건물은 지상 7층, 지하 2층 규모로 위층에는 극장 등이 있지만, 사고의 여파는 다른 층으로 번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이용객들 사이에 ‘감성주점’으로 통하는 해당 클럽은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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