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일자리 수석에 황덕순・시민사회수석엔 김거성
'親文 풀'에서 靑수석자리 나눠가져...과거 文과 같이 일했거나 시민운동 했던 인사들
조국, 민정수석 물러나며 '퇴임의 辯' 전해..."비난과 야유 보내온 일부 야당과 언론에 존중 의사 표한다"

김조원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좌), 황덕순 신임 청와대 일자리수석(가운데), 김거성 신입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우). (사진 = 연합뉴스 등)

문재인 대통령의 ‘총선용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사’가 결국 알려진 그대로 이뤄졌다. 취임 당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겠다”고 한 문 대통령에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이 불거질 전망이다.

26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 ▲일자리수석비서관에 황덕순 현 일자리기획 비서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에 김거성 사회복지법인 송죽원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김조원 신임 민정수석은 62세로, 경남 진주고와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감사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까지 들어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며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을 보좌했다. 이후 감사원 사무총장,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에 합류해 경남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엔, 이력과 다소 거리가 먼 금융감독원장 후보로도 거론되며 대표적 친문(親文)인사로 알려지기도 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사 출신’이 맡는다는 일종의 관행이 있다. 인사・사정(司正) 권력 실무를 관리하고 집행하기 때문이다. 인사 검증 등에서는 법적 조사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좌파 성향 정부의 몇몇 민정수석을 제외한 역대 정부에선, 이 과정 전문가인 검사 출신을 민정수석에 앉혀왔다. 다만 김 신임 민정수석 발탁으로, 비(非)법조인이었던 조국 전 민정수석과 유사한 사례가 이어지게 됐다.

황덕순 신임 일자리수석은 54세로, 서울 경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동(同)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땄다.이후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연구조정실장, 선임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황 신임 수석 역시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던 이력이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고용노동비서관과 일자리기획비서관을 지냈다. 뿌리깊은 친문인사인 셈이다.

김거성 신임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은 60세로, 서울 한성고와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한 뒤 구민교회 목사 등을 지냈다. 한국투명성기구 창립 당시 사무총장과 이후 회장 등을 역임하며 소위 반부패 시민운동을 했다. 국제투명성기구 이사, 경기도교육청 감사관 등도 지낸 바 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연합뉴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연합뉴스)

한편, 민정수석 이후 법무부장관 발탁이 유력한 조 전 수석은 이날 언론들에 ‘퇴임의 변’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민정수석으로서 ‘촛불명예혁명’의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하여 법과 원칙을 따라 좌고우면하지 않고 직진했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라며 “민정수석의 관례적 모습과 달리, 주권자 국민과 공개적으로 소통하면서 업무를 수행했다. 업무수행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부분이 있었다. 오롯이 저의 비재(非才)와 불민(不敏)함 탓”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저를 향해 격렬한 비난과 신랄한 야유를 보내온 일부 야당과 언론에 존중의 의사를 표한다”며 “고위공직자로서 기꺼이 감내해야 할 부담이었고, 반추(反芻)의 계기가 됐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발전을 희구하는 애국심만큼은 같으리라 믿는다”는 조롱성 발언도 남겼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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