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활 칼럼] 한국 언론, 역사와 후손에 부끄럽지 않은가
[권순활 칼럼] 한국 언론, 역사와 후손에 부끄럽지 않은가
  • 권순활 논설주간
    프로필사진

    권순활 논설주간

    이메일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최초승인 2019.07.26 11:28:30
  • 최종수정 2019.08.03 05:10
  • 댓글 1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제라도 文정권 失政에 분명한 목소리 내고 ‘미친 기관차의 폭주’ 제동 걸어야

 

권순활 논설주간
권순활 논설주간

공영방송을 자처하는 KBSMBC의 행태가 갈수록 가관이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고 민노총 소속 좌편향 언론노조를 대변하는 양승동 최승호 사장 체제가 들어선 뒤 두 방송을 아예 보진 않지만 들려오는 소식마다 한숨이 나온다.

KBS는 지난 18일 우리 사회 일각의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을 보도하면서 안 뽑아요라는 문구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로고를 사용하는 상식 이하의 폭거를 저질렀다KBS는 국민이 사실상 강제적으로 내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국가기간방송이다. 9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한일(韓日) 갈등에 따른 반일(反日) 감정에 편승해 아예 대놓고 정부여당의 홍위병을 자처했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야당에 대한 호오(好惡)의 문제와 별도로 한국당이 25일 당 지도부와 전현직 국회의원, 당직자, 일반 시민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KBS 수신료 거부를 위한 전 국민 서명운동 출정식을 갖고 노골적인 총선개입 KBS 해체하라고 규탄한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KBS는 앞서 강성좌파 친북인사의 김정은 칭송 인터뷰를 버젓이 내보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미국의 괴뢰라고 비난하며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고 주장한 김용옥 한신대 교수의 발언도 여과 없이 보도했다. 김용옥의 궤변과 관련해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는 “KBS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공영방송이 아니라 평양방송의 서울지국과 같은 꼴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4월에는 산불 재난특보를 내보내며 강릉에 있는 취재기자가 산불 현장인 고성에 있는 것처럼 사기를 쳤다. 요즘 KBS의 근무기강이 얼마나 형편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오죽하면 1987KBS에 입사한 최고참급 간부로 한때 언론노조 위원장까지 지낸 이준안 전 해설국장이 지금 KBS는 파당적 저널리즘을 넘은 파르티잔 저널리즘, 국가가 통제하는 체제가 아니라 스스로 봉사하는 코드 저널리즘이 횡행하고 여권(與圈) 프로파간다의 선전장이 되었다면서 저널리즘의 수준을 100년 전으로 돌려놓았다사내(社內) 게시판에 통렬히 비판하고 나설 정도이겠는가.

KBS MBC JTBC 연합뉴스 등, 급진좌파 정권 홍위병으로 전락

문재인 정권의 노골적인 나팔수 역할은 MBC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 방송이 지난 3월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에 신설한 정참시’(정치적 참견 시점)’ 코너는 친여(親與) 좌파 편향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비좌파 성향인 MBC 노조가 최근 한 달간 정참시의 보도 내용을 분석한 결과 총 32건 중 야당을 비판하는 기사는 21건인 반면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기사는 단 한 건이었다. 정부여당 비판기사 한 건도 대통령이나 청와대, 여당이 아닌 윤석열 검찰총장이 내정된 뒤 그에 대한 비판이었다.

MBC 노조는 이렇게 야당 욕만 하는 정치뉴스 코너는 정참시가 아니라 야당에만 욕을 참 심하게 하는 욕참시로 불러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권에 노골적으로 부역한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이 코너의 박영회라는 기자 이름도 이번에 똑똑히 기억해두도록 하자.

저널리즘의 최소한의 기본도 내팽개치고 좌편향 편파방송으로 집권세력에 노골적으로 부역하는 두 공중파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외면이 가속화하면서 시청률과 경영상황은 악화일로다.

과거 상당기간 뉴스 시청률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기도 했던 MBC 뉴스데스크의 전국 기준 시청률은 지난 224일과 이달 14일 두 차례나 1%대로 급락했다. 뉴스데스크 평균 시청률은 좌파 진영의 온갖 비난과 장기 파업까지 겪었던 2017년에도 연평균 5.2%를 기록했지만 20184%, 올해 들어 3.7%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전임 김장겸 사장 당시 방송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어 시청률이 떨어졌다고 주장하던 자들은 입이 있으면 한번 변명이라도 해보라.

이준안 전 국장의 글에 따르면 2016년 연평균 16.7%이던 KBS 뉴스시청률은 올해 상반기 10.7%로 주저앉았다. 5월 시청률은 9.7%10%도 무너졌다. KBS노조(1노조)가 이달 16일 공개한 충격과 절망의 비상경영계획에 따르면 KBS는 올해 사업손실이 1000억 원을 넘어가고 내년 후반부터는 은행 차입금에 의존해야 한다. 더 충격적인 것은 향후 5년간 누적 손실이 6500억 원이 넘는다는 전망이다. 1노조는 한마디로 KBS가 망하고 있다는 것을 사측이 공식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상 돌아가는 원리를 조금이라도 아는 국민이라면 요즘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을 걱정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어렵게 세우고 피나는 노력으로 번듯하게 키운 나라가 이러다가 망국(亡國), 또는 그에 가까운 나락으로 추락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병태 KAIST대 교수나 김정호 전 연세대 특임교수, 공병호 박사 같은 분들까지도 유튜브 방송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내보내는 메시지를 보면 거의 투사로 변신했다.

문 정권 외교안보 정책의 실패로 한국은 주변 4강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로부터 모두 왕따국제 호구취급을 받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다.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인 북한 김정은 정권에 쩔쩔 매면서 대북(對北) 안보관을 심각한 수준으로 망쳐놓았다. 정권 고위인사 및 각계의 부역자들이 나서서 국제사회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궤변을 내세워 몰아붙이는 시대착오적 반일 정책의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떠안게 될 것이다.

경제를 망치는 정책만 골라서 강행하고는 어떻게든 경기 후퇴를 막기 위해 국민의 세금인 나랏돈을 흥청망청 퍼부었지만 경제는 악화일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대기업 옥죄기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일자리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문을 닫는 가게는 속출하고 성장엔진은 멈추고 있다. ‘빚의 무서움을 모르거나 외면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앞으로 국가부채를 치솟게 해 두고두고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대한민국 추락'에 둔감한 국민, 왜곡된 언론환경과 무관한가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빠지면서 의식 있는 상당수 국민이 밤잠을 설치는 반면 또 다른 상당수 국민은 여전히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 후 가장 위기로 빠져들고 있는데도 나라를 이 꼴로 만들어놓은 주역인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50% 안팎에 이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 여론조사를 둘러싼 문제점이 적지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조사결과를 무시할 일만은 아니다.

현 정권의 대안세력으로 야당이 신뢰를 주지 못하는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나는 심각하게 왜곡된 한국의 언론 환경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아무리 이런저런 야당의 문제점이 적지 않더라도 냉정하게 비교할 때 현재의 집권세력만큼 총체적 저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좌편향 노조가 사실상 지배한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은 이미 문재인 정권의 선전선동 기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편 중에도 손석희 사장의 JTBC는 문 정권의 나팔수란 면에서 결코 KBSMBC에 못지않다. TV조선 채널A MBN 등 나머지 세 개 종편 채널은 JTBC보다는 정권 편향이 덜하지만 재허가권을 지닌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골수 좌파가 아니라도 뚜렷하게 우파적 이념으로 무장되지 않은 국민이라면 지상파 TV나 종편을 통해 세상을 읽을 가능성이 높고 이런 식으로는 문재인 정권이 얼마나 잘못하고 있으며 국가와 국민에 얼마나 해악을 미치는지도 알기 어렵다.

왜곡된 국내 언론환경과 관련해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국가 기간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의 좌편향이다. 연합뉴스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각 언론사의 기사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언론기관이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뒤 KBS MBC와 마찬가지로 '피의 숙청'과 함께 연합뉴스와 이 언론사의 대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의 핵심 보직을 모두 친문(親文) 좌파 인사들이 차지했다. 요즘 연합뉴스를 보면 정권에 부담되는 기사는 보도를 하지 않거나 축소하는데 급급하고 어떻게든 감싸려는 기사 투성이여서 공식 통계상의 숫자외에는 참고할 게 별로 없다. 과거보다는 영향력이 낮아졌지만 포털의 좌편향성도 하루이틀 논란이 된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의 방송, 뉴스통신사, 포털이 좌파 정권과 노골적으로 유착했고 심지어 자발적으로 권력에 부역하는 참담한 현실에서 한국 언론계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신문의 현주소는 어떤가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만 해도 신문, 특히 조선 동아 중앙일보로 대표되는 메이저 신문의 권력감시 기능이 살아있었다. 외환위기 속에 출범한 DJ 정권 초기에는 거의 전 언론사가 회사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경영난까지 겹쳐 권력의 입맛에 맞는 지면제작을 했지만 임기 중반부터는 '일방적 대북(對北) 퍼주기'와 권력층 부패, 지역편중 인사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지적하기 시작했다. DJ 노무현 정권은 집권에는 성공했지만 노무현 탄핵 역풍이 거세게 몰아친 2004년 총선을 제외하면 재임 중 치러진 총선과 재보선 등 각종 선거에서 대부분 참패했다. 언론에 대한 권력의 유무형의 압박 속에서도 주요 신문, 특히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날카로운 비판으로 유권자인 국민이 정권의 문제점을 비교적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었던 점과 무관하지 않다.

'기성언론 마지막 보루' 조선-동아-중앙일보의 결기와 분발을 호소한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급진좌파 성향의 문재인 정권 탄생을 가능케 한 결정적 단초인 졸속 탄핵정변 과정에서는 이들 세 신문도 모두 공범(共犯)이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렴 탄핵 당시 민주당 소속으로 탄핵에 적극적이었으나 최근 문재인 정권에 대해 날선 비판을 이어가는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최근 "개인에 대한 탄핵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탄핵이었다는 점을 뒤늦게 깨닫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격랑이 몰아치던 2016년과 2017년 비좌파 주류 신문 중 한두곳만 중심을 잡았더라도 나라꼴이 이렇게까진 되지 않았을 것이다.

문 정권 출범 후는 어떤가. 조선일보는 한일 관계 등에서 때로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서슬 퍼런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면서 정권의 실패를 비교적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반면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논설실과 편집국 칼럼 중에 눈에 띄는 글도 가끔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좌파 정권의 실정에 당당히 맞섰던 예전의 결기와 뚝심이 거의 눈에 띄지 않고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 확고한 반공(反共) 정신에 입각해 자유와 시장의 가치를 핵심으로 하는 대한민국 체제를 세우고 키우는데 큰 역할을 한 동아일보 창업자 인촌 김성수 선생과 중앙일보-TBC 창업자 호암 이병철 회장이 요즘 동아-중앙 미디어그룹의 지면 제작과 종편 방송 내용을 본다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를 생각해봤으면 한다.

상당수 국민, 특히 자유우파나 보수우파 성향 국민이 최근 몇 년간 기존 미디어에 실망하고 이탈하면서 우파 성향 유튜브 채널과 온라인 신문을 통해 정보를 찾는 미디어 혁명이 진행중인 것은 사실이다우파 유튜브 채널 전체 구독자를 합치면 엄청난 수준이지만 이 중 상당수는 겹치기 때문에 아직 전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상파나 종편, 주류 신문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필자가 지금 몸담고 있는 펜앤드마이크의 경우 창간 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여러 열악한 여건에도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온라인 신문의 글과 유튜브 방송의 말을 통해 시대착오적 급진좌파 광풍(狂風)의 시대와 맞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신생 매체로는 크게 약진했지만 솔직히 말해 아직까지는 영향력의 한계를 종종 절감한다.조선 동아 중앙일보로 대표되는 전통적 주류 신문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

만의 하나라도 북한 정권 주도의 한반도 적화라는 비극이 발생한다면 나는 32년의 언론계 생활을 통해 누구 못지않게 김일성 3대 세습 정권의 폭정과 독재, 인권 유린과 무능을 자주 비판한 만큼 가장 우선적으로 생명을 빼앗길 한국인 중 한 명에 포함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과거 소련 중국 베트남 북한 등의 공산화 과정을 보면 세상이 그렇게 뒤집히면 우파 인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설프게 좌파나 중도좌파 행세를 하던 사람들의 말로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대한민국 건국과 6.25 전쟁 후 사회 전 분야에서 가장 좌경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은 요즘 한국 현실을 보면 엄청난 피를 불러올 공산화 통일의 가능성을 과연 완전히 부정할 수 있을 것인가.

현재 한국의 언론계는 문화계와 함께 구성원의 이념적 분포에서 급진좌파나 중도좌파 성향이 우파 성향을 압도하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한국사회의 급격한 추락을 두 눈으로 보면서도 그래도 지금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보다는 훨씬 좋다고 강변하는 구제불능의 인간들은 제쳐두기로 하자. 하지만 적어도 지금 돌아가는 우리 현실을 걱정하고 이건 정말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언론인이라면 이제라도 시시비비(是是非非)의 정신에 입각해 현 정권의 잘못에 대해 분명한 자기 목소리를 내서 미친 기관차의 폭주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만약 계속 미적대면서 그런 저항의 움직임에 끝내 동참하기를 거부하거나 시기를 놓친다면 대한민국 역사와 후손 앞에 엄청난 죄를 짓는 일이 될 것이다.

권순활 논설주간 ksh@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6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