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 관영 TV 통해 중국 공군과 진행한 폭격기 훈련 영상 공개
"국제공역에서 한국 전투기와 맞닥뜨렸다"---기총사격 장면은 없어

 

러시아 국방부가 중국 공군과 진행 한 폭격기 훈련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F-15K로 추정되는 한국 공군의 전투기 모습도 보인다.

러시아 관영 뉴스전문 TV채널 RT는 러시아 공군과 중국 공군이 23일 아시아태평양 해역에서 수행한 첫 번째 연합 공중 초계비행의 영상이라며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RT는 러시아 국방부가 이 영상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펜앤드마이크가 26일 확인한 1분 22초 분량 영상은 TU-95MS 폭격기 2대가 러시아 내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활주로 위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영상에 따르면 폭격기들은 이륙 직후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다음 장면에서 러시아 폭격기는 푸른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곧 중국 H-6 폭격기가 합류한다. RT는 러시아 폭격기가 약속 장소에서 중국 H-6 폭격기 2대와 만났다고 설명했다. 다음 장면은 러시아 폭격기의 우측 하늘이다. 폭격기의 카메라가 프로펠러 너머 우측 상공의 전투기에 줌인한다.

RT는 이 전투기 기종이나 소속 국가를 밝히지 않았다. 영상이 흐리긴 하지만 2개의 수직 꼬리날개 등 전투기 특성에 비춰 한국 공군의 F-15K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RT 소속의 영상 뉴스 기관인 Ruptly에도 같은 영상이 올라왔다. (Ruptly 영상은 후반부 로고 광고가 포함 안돼 1분 12초다.) Ruptly는 해당 영상의 제목을 '국제공역: 러시아 폭격기가 초계 비행 중 한국 전투기와 맞닥뜨렸다'로 적었다. (International Airspace: Russian bombers encounter South Korean fighter jets during air patrol) 영상에 나온 F-15K가 한국 전투기임을 사실상 밝힌 것이다.

이 전투기가 러시아 폭격기를 이 구역에서 몰아내기 위해 차단 기동을 하거나 기총 사격을 하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영상에 따르면 전투기는 폭격기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계속 비행했고, 전투기 너머 더 먼 상공에 또 다른 전투기가 보인다.

영상은 러시아 폭격기가 기지로 귀환해 활주로에 착륙하는 모습으로 끝난다. 러시아 국방부가 이 영상을 왜 공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25일에도 자국 군용기의 지난 23일 독도 영공(領空) 침범을 두고 '한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오히려 한국 측이 안전을 위협했다'는 억지 주장을 고수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중국 공군과 함께 벌인 폭격기 훈련 영상까지 공개하면서 우리 정부와 진실 공방을 이어갔다.

주한 러시아대사관은 이날 공식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서 "러시아 측은 러시아 항공우주군 소속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러시아가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는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발표와 관련한 언론 보도는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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