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러시아 군용기 방공식별구역 아닌 영공 침범...靑, NSC 소집하지도 않아
대통령부터 현안의 심각성 인식해 강경 대응 및 러시아의 침범의도 밝혀야함에도 별다른 반응 없어
靑,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조종사의 단순 실수인지 파악부터 해야"

출처: 연합뉴스 (국방부, 23일 러시아·중국 軍관계자 초치)
출처: 연합뉴스 (국방부, 23일 러시아·중국 軍관계자 초치)

23일 우리 군이 독도 영공을 두 차례나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를 향해 경고사격까지 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충격을 받은 국내 여론은 밤늦게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정부 측 대응을 살폈으나 청와대는 당일 NSC도 소집하지 않았다.

24일 국방안보 전문가들은 카디즈(KADIZ: Korea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 한국방공식별구역)가 아닌 영공을 외국군에게 침범당한 것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만큼 이례적인 일로 영공과 카디즈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일례로 러시아는 소련 시절이었던 1983년 9월 1일 자국 영공에 들어온 KAL기를 격추한 바 있다. 당시 민항기를 격추한 소련은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았으나 본래 영공침범 자체는 국제법상 격추가 가능할 정도로 매우 심각한 문제다.    

영공은 영토 및 영해와 같은 것으로 이른바 ‘하늘 위의 영토’다. 카디즈는 한국이 영공 너머에 지정한 방공식별구역이다.  방공식별구역은 개별 국가가 외국 군용기 등에 대한 사전식별을 통해 자국방위력을 높이려는 목적에서 영공 바깥에 설정한 구역이다. 일본과 중국에는 각각 JADIZ(Japan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와 CADIZ(China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가 있다.

러시아 군용기, 정확하게는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는 23일 명백히 두 차례나 독도상공을 지나갔다. 

펜 앤드 마이크 취재에 응한 전문가들은 "정부는 러시아가 방공식별구역만 넘어온 게 아니라 영공까지 침범한 사태에 대해 철저히 대응해야하며, 러시아의 침범의도가 파악되는대로 불안을 느끼고있는 국민들에게 이를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당일 NSC를 즉각 소집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해당 사태에 대한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단지 우리 외교부와 국방부가 영공 및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러시아와 중국 측 관계자들을 초치해 엄중히 항의한 게 전부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폭격기의 카디즈 침범 이후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영공, 다시 말해 하늘 위의 영토를 침범했을 때까지 무엇을 했는지 실시간으로 행적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김유근 안보실 1차장이 당시 청와대 내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상황 전반을 관리했다고 한다.

일본정부가 러시아의 독도 영공침범과 우리 군의 대응에 대해 즉각 항의성 입장을 나타낸 것을 두고 해당 지역을 국제적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주변국 의도가 여러 방면에 걸쳐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러시아가 의도를 갖고 그렇게 한 것인지 조종사의 실수인지 등에 대해 파악부터 해야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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