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여왕, 버킹엄궁에서 총리 정식 임명

보수당 대표 경선 승리 후 소감을 밝히는 존슨 전 외무장관 [신화=연합뉴스]
보수당 대표 경선 승리 후 소감을 밝히는 존슨 전 외무장관 [신화=연합뉴스]

보리스 존슨(55) 전 외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제77대 영국 총리에 공식 취임한다. 브렉시트 강경파인 존슨 총리는 유럽연합(EU)과의 합의에 상관없이 오는 10월 31일을 기해 무조건 브렉시트를 완수한다는 입장이다.

존슨 총리 내정자는 전날 발표된 집권 보수당 당대표 경선 투표에서 약 16만명의 보수당원 가운데 87.4%가 참여한 이번 우편투표에서 66.4%의 지지를 얻었다. 언론인 출신인 그는 금발의 더벅머리와 직설적인 화법으로 2001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스타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게 돼 존슨 전 장관이 집권당 대표가 되는 동시에 테리사 메이 총리의 총리직을 자동 승계하게 된다.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인 지난 2016년 7월 두 번째 여성 총리로 취임한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 '총리 질의응답'(Prime Minister's Questions·PMQ)을 마친 뒤 총리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에서 마지막 연설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런던 버킹엄궁을 찾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신임 총리 선출 사실을 알리게 된다. 존슨 내정자는 버킹엄궁을 찾아 여왕을 알현하게 된다.

여왕은 존슨 내정자에게 새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지를 묻고, 존슨 내정자가 "할 수 있다"고 답변하면 여왕은 "(총리로서) 하원의 신임이 당신에게 있다"고 정식으로 알린다.

존슨 내정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통치 기간 중 열네 번째로 맞는 총리다.

정식 임명 후 존슨 총리는 곧바로 총리관저로 돌아와 관저 앞에서 소감과 국정 비전 등을 담은 취임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이혼 절차를 진행 중인 존슨 총리는 홀로 총리관저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친구 캐리 시먼즈(31)는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고려해 이날 함께하지 않고 며칠 뒤 총리관저로 이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신임 총리는 빠르면 이날 저녁 재무장관, 내무장관, 외무장관 등을 시작으로 주요 각료를 발표할 예정이다.

내각의 '넘버 2'인 재무장관에는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 맷 핸콕 보건부 장관, 리즈 트러스 재무부 수석부장관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여성 각료 중용 계획을 밝힌 만큼 앰버 러드 고용연금부 장관, 페니 모돈트 국방장관,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대표, 에스더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 등이 주요 부처 장관으로 기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내각 구성 작업은 목요일(25일) 또는 금요일(26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존슨 신임 총리가 내각 임명을 완료하면 26일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 한 곳을 공식 방문하거나,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EU에 브렉시트 재협상 개시를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존슨 총리는 전날 경선 승리 후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완수해 그것이 가져올 모든 기회를 누릴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은 존슨 전 장관의 총리 내정에 축하를 보내면서도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재협상은 없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는 유럽연합과 영국 모두에게 비극이라고 경고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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