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올 1분기에만 3496억원 당기수지 적자...작년 동기 대비 3배
7년 연속 흑자 기록한 건강보험, ‘문 케어’로 지난해부터 적자 돌아서
전문가들, 무리한 재정투입으로 앞으로 돌아올 부메랑 커질 것

건강보험재정전망./연합뉴스

향후 4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당기수지 누적 적자가 8조 646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 들어 1분기에만 벌써 3946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는데, 지난해 당기수지 적자 1204억 원에 비해 3배나 늘어난 것이다. 현재 청와대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기존 목표인 건보 보장률 70퍼센트를 실현하려면 국민 세금으로 적자를 메울 수밖에 없다.

23일 건보공단이 최근 공개한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르면, 건보 재정의 당기수지는 올해 3조 1636억 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내년에는 2조 7275억 원 적자가 전망되는 등 2022년까지 4년간 총 8조6467억 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건보공단이 내놓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과 비교해 70% 가까운 3조 5000억 원이 증가한 수치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계획된 적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예상치보다 훨씬 높은 건보 적자에 대한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결국 국가 재정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보험은 2011년 6008억 원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7년 연속 당기수지 흑자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문재인 캐어 강행에 따른 보장성 강화에 적자로 돌아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2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여기에 더해 병원 문턱이 낮아지고, 이전에는 혜택받지 못했던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초음파검사, 상급병실까지 보험으로 제공되자 병원에 가지 않으면 손해라는 인식까지 팽배해지면서 건보재정 악화가 심화했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외래진료를 받는 횟수는 한국이 연간 16.6회로 OECD 평균의 2배를 훨씬 넘는다. 반면, 환자가 몰리지만 치료할 의사나 간호사는 한정되다 보니 의료 서비스의 수준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정부는 문재인 케어를 통해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이 줄었다고 강조하지만, 실상은 거듭되는 적자 때문에 국민이 부담해야 할 세금 지출이 늘고 있는 형국이다.

23일 오후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국회에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국고지원 확대를 위한 국회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급여 및 비급여 항목 지출 규모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문케어에서 계획하는 보험재정 투입으로 보장률 70% 달성은 어렵지 않겠지만, 앞으로 돌아올 부작용과 부메랑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초음파·자기공명영상(MRI) 등 의료 서비스 이용 증가를 상쇄할 가격 인하 조치가 급여화 과정에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데다 지속적인 신규 비급여 항목 증가로 인해 급여 확대의 의미가 퇴색하고 보장률 달성도 어렵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는 윤일규·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기획재정위원회 주최, 그리고 건보노조·무상의료운동본부 주관으로 진행됐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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